동백꽃 지천으로 피고 지는
데스칸소 가든에 갔네.
이민 초년병 시절 나아든 아버님 부음
임종 못 지킨 불효와 회한悔恨
내 슬픔 동백꽃 피듯 붉게 붉게 피어났네.
군대 이등병 시절 내무반에서 받아본
첫사랑의 배신 그녀의 청첩장
느닷없이 동백 꽃송이 떨어지듯
내 붉은 심장 발등에 툭 떨어졌다네.
꽃 피고 지는 계절 속에서
봄비에 잎새 돋아나듯 피던 내 청춘
동백꽃 해마다 보고 살다가
빌딩에서 투신하는 소녀처럼
어느 해
붉은 꽃송이 내 목숨
바람도 없이 툭 땅에 떨어지겠지.
*동백꽃의 꽃말 : 투신
송석증 (1945~) ‘동백꽃’ 전문
동백은 질 때 그야말로 농담처럼 진다. 보기엔 멀쩡해 보이는 것이 모가지 째로 톡! 떨어지는 모습이라니. 이러한 느닷없음과 안타까움이 오래 된 아픔을 불러오고 있다. 이민초기에 불현듯 받아든 아버님의 부음이라든가 첫사랑의 배신 같은 거. 뿐만 아니라, 투신하듯이 지는 동백꽃을 통해 자신의 목숨을 들여다보고 있다. 어느 날 문득 농담처럼 죽음이 찾아오리라는.
한혜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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