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선거 덕분에 하나 되고
지금은 선거 때문에 둘이 되고
이석찬 SF한인회장과 김이수 전 SF평통 수석부회장은 3년 전 이맘 때 거의 한몸이었다. 그해 말 있은 제24대 한인회장 선거에 둘이 한조가 돼 회장·수석부회장 후보로 출마했다.
둘의 각별한 인연이 선거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역만리 타국에서 굳이 고향을 따지고 가리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둘은 동향 선후배였다. 영역은 다르지만 비즈니스에서도 둘은 일정한 성공을 거뒀다. 말수가 적고 성품이 치밀한 것 또한 엇비슷했다. 둘이 이심전심 통할 요소는 그밖에도 여럿 있었다.
3년 지난 요즘, 둘의 선거인연이 또다시 불거졌다. 이번에는 한몸이 아니라 둘이다. 다음날 실시되는 한국 대통령선거를 두고 이석찬 한인회장은 범여권 대표주자 정동영 후보의 지지자로, 김이수 전 평통부회장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자로 궤를 달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둘을 의리가 있네없네 흠잡거나 정치민감형으로 싸잡아 비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각자의 지지후보와 둘이 얽힌 인연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이석찬 한인회장은 정동영 후보의 고종사촌 동생이다.
이 회장은 정 후보가 정치는 고사하고 언론계에 입문하기 이전 어린 시절부터 한가족처럼 지내왔다. 김이수 전 평통부회장은 이명박 후보의 고려대 후배인데다 같은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점에서도 통하는 부분이 많다. 이런 연유로 김 전 부회장은 이 후보와 직통전화를 하고 독대를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미주지역 참모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이같은 배경을 모르거나 도외시한 채 둘을 막무가내 헐뜯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둘은 때가 되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며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둘은 또 서로에 대한 언급도 철저히 삼간 채 ‘나대로 궤적’을 그려가고 있다. 적어도 이 점에서는 볼썽 사나운 편가르기와 쌈박질이 수위를 넘나드는 LA 등 다른 지역 한인사회에 비해 북가주 한인사회가 상대적으로 돋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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