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만나러 교회를 가는가 아니면 사람을 만나러 교회를 가는가?
이론적으로는 교회는 하나님의 집이며 교회를 찾는 이유 역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주목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교회 역시 사람들이 모이는 사회의 일부이기에 사회적 기능을 위해 교회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구나 지역이 광대한 미국의 이민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국 교포들로서는 같이 어울릴 사람들을 만날 마땅한 장소로 교회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하나님보다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이유로 교회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목사님의 설교 보다는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가 우선시된다. 목사님의 말씀이야 결혼식장의 주례사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항시 옳고 훌륭한 말씀’만 하시기 때문에 어느 교회를 찾는다고 얼마나 차이가 나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좋은 교회 가서 좋은 사람들 만나면서 좋은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아무래도 큰 교회가 더 나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면 맘에 드는 사람 또는 싫은 사람 모두 만날 것이고 그중에서 맘에 맞는 사람 골라서 사귈 수 있지 않겠는가. 운 좋게 한국의 같은 고향 사람이라도 만날지 혹은 고등학교 동문이라도 만나게 될지 모를 일이다. 혹시 취미가 서로 맞아 같이 산에 다닐 사람 또는 함께 바다낚시를 다닐 사람을 만나게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교회를 선택할 때 이런 실속 있는 만남을 따지게 되고 그 실속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대형 교회를 우선 찾게 된다. 거의 비슷한 생각으로 대형 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대형 교회는 더욱 번창하게 된다. 반면에 새로 개척을 시작한 소형 교회는 마찬가지 이유즉 하나님 만나기 보다는 사람 만나기가 더 중요한 목적인 사람들이 더욱더 외면하게 되어 소형교회 상태를 벗어나기가 아주 힘들다.
목사님의 설교가 새로운 신도를 모으기 보다는 교회를 다니는 신도들이 새로운 신도를 불러오는 셈이다. 그래서 더 많은 신도를 가진 대형 교회는 더 많은 신도들을 불러오고 신도가 적은 소형 교회는 더욱더 새로운 신도 구하기가 어려워진다.
신도의 수는 곧바로 교회의 ‘돈’ 문제와 직결된다. 신도가 넘치는 대형 교회는 돈때문에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신도가 부족한 소형교회는 항시 돈을 걱정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건축 헌금이다. 대형 교회는 이미 웅장한 교회를 지었으니 건축 헌금 걱정이 없지만 소형 교회는 더 많은 신도들을 모으기 위해서는 더 큰 교회가 필요하고 또한 더 많은 건축 헌금이 항시 필요하게 된다.
대형 교회는 건축 헌금 걱정 없이 교회를 다닐 수 있지만 소형 교회는 건축 헌금의 필요성 때문에 신도들 역시 건축 헌금의 부담을 느끼면서 교회를 다녀야 한다.
건축 헌금 뿐 아니라 교회에서 실시하는 선교라든가 봉사활동 그리고 북한 동포 도우기 등 여러가지 활동 역시 소형 교회보다는 대형교회에서 활발하다. 내 자신이 그런 선교나 봉사 활동을 직접 참가하지는 않을지라도 같은 교회의 신도들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가슴이 뿌듯해지고 또한 “나도 한번”하는 생각을 갖게 될 수도 있다.
흔히 교포 사회에서는 교회를 다니지 않으면 소외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소외되지 않는 이민 사회를 위해 찾아야할 교회라면 어쩔 수 없이 대형교회를 찾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교회의 진짜 주인 이신 하나님은 이런 대형교회 현상을 불공평하다고 여기진 않으실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