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박흥진 씨의 팬입니다. 아니 그것보다 나의 망각에 세계로 가버린 40년, 50년 전 보았던 영화들을 박흥진 씨가 다시 찾아주어 나를 아름다운 추억, 기쁨, 흥분케 하는 나에게 ‘대단한 사람’ 이라고 해야 할 분입니다.
영화는 자기의 프리즘을 통해서 보는 것이고 때문에, 보고 느낌이 같을 수는 없을 것 입니다. 그분의 ‘밀양’에 대한 평론을 읽고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내가 보고 느낀 것이 박흥진 씨와 다르게 보고 느꼈음이 있기에 글을 올립니다.
바람피우다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 가면과 속물의 신애는 분노를 가슴에 묻어두고 남편의 고향 ‘밀양’에 열녀인지, 남편사랑을 못 잊은 듯 하며 아들 ‘준’을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돈이 있는 척하는 속물근성 때문에 아들 준이 유괴되고 죽습니다. 가슴에 묻어둔 남편에 대한 분노, 자식 죽음에 대한 슬픔, 교회 부흥회는 아마도 마음껏 눈물을 쏟아낼 수 있는 곳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하나님에게 하나님을 믿어주는 것과 자기 마음에 평화를 얻는 것과 맞교환의 흥정이 가능하다고 믿고, 하나님을 받아들이기로 스스로 생각을 지어내고, 그렇게 살기 시작한 것 같아 보였습니다.
급기야 아들 준을 유괴 살해한 유괴범을 용서해주겠다면서 면회를 갑니다. 때려죽여도 시원치 않지만 용서를 해주면서 하나님과의 흥정대로 자기에게 완전한 마음의 평화를 줄 것이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유괴범이 자기는 하나님에게 회개하고 용서받았다고 뻔뻔스럽게(?) 이야기하므로 신애의 기대는 산산이 무너집니다.
그 후 그는 하나님과의 흥정, 계약을 하나님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맞서 대적합니다. 그리고 그는 얼마동안 몸부림쳐보지만 스스로 한계에 부딪혀 마지막 반란을 시도 합니다.
구원, 웃기지마라 나 하나도 건지지 못하는 하나님이 무슨 구원이야, 하고 스스로 이야기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자살을 시도합니다.
그래서 박흥진 씨가 20분정도 예배장면을 비롯해서 군더더기를 잘라내야 한다고 평했으나 나는 어느 장면 하나도 스토리 전개에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끝 장면에서 이 영화는 안티 크라이스트로 결론이 아니라 꿈적하지도 않는 하나님 앞에 스스로 계약하고, 스스로 도전하고, 스스로 무너지고, 스스로 항복하고, 하나님에게 안겨지는 하나님의 승리의 영화로 보았습니다.
불량 여학생, 남학생에게 몰매를 맞으면서도 눈물하나 흘리지 않고 맞서던 사탄의 전우라고 신애가 믿었던 유괴범의 딸이 자살 시도 후 입원해 있었던 병원에서 퇴원 후 심기일전 하겠다고 들른 미장원에서 만납니다. 그리고 그가 이미 사탄이 아니라 무너져서 행복한 것을 보고 일시에 착잡함과 분노로 머리를 반쪽 자르다 뛰쳐나옵니다. 아마 집으로 향해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을 것 입니다. 그리고 도중 양장점 주인이 가게 인테리어를 밝은 빛으로 바꾸었다고 하는 대화가 주인공 신애의 변화되는 생활을 암시하고 상징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마지막 장면이 집에 와서 스스로 미장원에서 자르다만 머리를 자르는 것이, 그리고 그 잘려진 머리카락이 구석 하수구로 흘러가고 그 구석진 곳에 비치는 따뜻한 하나님의 햇빛에 신애라는 주인공이 안기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상이 박흥진 씨 평론과 조금 다른 나 나름대로 보고 느낀 여운입니다.
끝으로 K 라는 목사님이 ‘영화관에 가신 예수’라는 제목으로 ‘밀양’이란 영화를 소재로 4주간 특별 설교가 있다는 라디오 안내방송을 듣고 이제 3주째 저도 교회를 갔었습니다. 신선한 충격, 살아있고 숨 쉬는 설교, 정말 압도당했습니다. 그리고 이분이 목사님인지 영화평론가인지 gpt갈릴 정도로 날카로운 분석이었습니다. 감히 몇몇 사람만이 설교를 듣기에는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www.kumcgw.org 에 들어가서 꼭 좀 설교를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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