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피부관리 국제면허 소지자
보톡스와 더불어 근래 미용을 위한 시술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물질이 흔히 Filler로 일컬어지는 충전주사일 것이다. 보톡스가 미간에 패인 주름살이 더 깊어지지 않게 만들어준다 해도 이미 너무 깊이 패어 골이 진 주름을 없애주지는 못한다. 이렇게 골이 깊이 패어 완전히 자리를 잡은 주름은 일단 보톡스를 주사하여 주름 근육을 약화시키면서 동시에 골이 패인 곳에 충전물질을 주사하여 패인 주름 자체를 없애는 시술을 많이 병행한다.
요즘 많이 쓰이는 충전 물질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인체의 피부는 바깥쪽의 표피와 표피 밑의 진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진피의 구성성분으로 하이루론산(Hyaluronic acid)이란 것이 있다. 대개 나이가 들면서 양이 줄어들게 마련이고 그래서 주름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생체물질인 하이루론산을 진피 깊숙이 주사하면 파인 주름을 메워줄 수 있고 또 생체물질이기 때문에 부작용 없이 자연스러운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음과 동시에 서서히 인체에 흡수된다. 이런 저런 광고에서 많이 보게 되는 레스틸렌(Restylane), 쥬비덤(Juvederm) 또는 펄레인(Perlane) 등이 모두 하이루론산을 이용한 충전물질이다. 이들 제품들의 차이를 굳이 따진다면 입자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다는 것이다.
입자가 크면 아무래도 지속기간이 더 길어지는 장점이 있겠지만 어느 부위에 주사를 하느냐에 따라 시술자가 알맞은 입자의 크기를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종류로는 레디에스(Radiesse)같은 뼈가루 성분(Calcium based microspheres)을 이용해서 만든 물질이다.
기존의 하이루론산을 이용한 주사가 일정기간이 지나면 인체에 모두 흡수되어 지속기간이 짧은 것에 비해 뼈 가루를 이용한 주사는 지속기간이 긴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하이루론산 주사가 물과 같이 투명한 무색인데 비하여 뼈 가루 주사는 우유빛 같은 색이므로 입술 선같이 피부에 가깝게 얇게 주사해야하는 부위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충전주사는 처음에 미간이나 팔(八)자 주름 또는 입술주변의 세로 주름(Smoker’s Line) 같은 깊은 주름을 메우는데 주로 사용하였지만 요즘에는 시술방법이 매우 다양해져 낮은 코를 높이거나 입술을 도톰하게 만들기 위해 또는 눈 밑이 꺼지는 것을 교정하기 위해 주사한다. 특히 한국 사람들 경우 관상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인지 말년의 운을 좋게 하기 위하여 무턱 교정이나 귀를 도톰하게 만들기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충전주사 역시 보톡스와 마찬가지로 일정기간이 지나면 주사한 물질이 인체에 흡수되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반복적인 시술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으나 영구적이지 않고 일시적이어서 오히려 안전하고 또 시술이나 회복기간이 성형수술에 비할 수 없이 짧으면서 결과도 자연스러워 많이 애용된다. 이때 보톡스와 함께 병행하면 지속기간을 늘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런 주사요법에도 햇볕차단제를 언제나 바르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피부의 노화를 일으키는 제일 큰 주범이 햇볕이라고 일전에도 말한 바 있지만 햇볕은 충전물질도 빨리 분해시켜버리고 분해된 물질은 인체에 빨리 흡수되어 지속기간이 짧아지게 된다. 그저 예뻐지려면 이래저래 햇볕차단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굴레가 되어 버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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