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 가이드에 식당 혹은 관련업체를 소개하면 사람들로부터 “그 집 정말 맛있냐” “가 볼만한 곳이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맛있었던 식당의 경우 마치 그 식당 대변인이라도 된 듯 모든 지식과 정보를 동원해 정말 열심히 홍보를 해주는 편인데, 기자의 설명을 듣고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당히 만족하며 식당 단골손님이 되기도 한다. 추천 기자의 입장에서는 아주 흐뭇한 경우다.
문제는 나의 추천으로 식당을 찾았던 지인들이 다시 돌아와 불만을 이야기할 때다. 아주 가끔씩 이런 일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 기자의 입장은 아주 곤란해지며 동시에 푸드 기자로서의 스타일도 구겨지는 것이다. 분명 정말 맛있는 집이었는데 무엇이 불만이었을까. 억울(?)해 하며 불만의 이유를 따져보면, 대부분의 경우 ‘서비스 불만족’ 때문이다.
서비스 문제는 식당이 손님들을 감당하지 못해 쩔쩔 매는 경우 발생한다. 레스토랑 가이드에 식당 소개가 나가는 날은 손님들이 몰리기 일쑤(이 역시 기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흐뭇한 일이다)인데, 이들 식당은 갑자기 밀려들어오는 손님들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엉터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주문한지 30분이 지나도록 음식이 나오지 않거나 이쪽 테이블에서 저쪽 테이블로 주문한 요리가 바뀌는 경우도 다반사다. 함께 딸려나가야 하는 음식이 제대로 서브되지 않는다. 주문 받고 음식 나르는 것만으로 벅차 친절한 서비스는 꿈도 못 꾼다.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레스토랑들이 손님들에게 상황을 정직하게 설명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손님, 죄송하지만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이만큼이나 걸리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라며 고객들의 양해를 구하는 것. 시간이 없는 고객들에게 정직하게 이야기하고 다음 기회에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당장 눈앞의 이득을 포기함으로써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는 지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식당들이 “잠깐이면 됩니다”라는 말로 일단 고객을 잡아두고(?) 보는데 문제가 있다.
식당 성공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맛이지만 서비스와 분위기 또한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서비스 실종으로 인해 이미 기분이 상한 손님들은 그 맛과 향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한 지인은 “모 식당은 음식이 맛은 있지만 엉터리 서비스에 완전히 질렸다”며 “다시는 찾고 싶지 않다”고 털어 놓은 일이 있다. 그 식당은 미래 단골로 연결될 수 있는 손님들을 여러 명 잃은 것이다.
유명세를 타고 많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일은 식당 업주들에게는 큰 유혹이다. 그러나 손님들을 제대로 맞을 수 있는 준비도 없이 성급하게 손님을 잡으려 한다면 오히려 있었던 단골까지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앞으로 푸드 섹션에 소개하는 식당들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기대를 갖고 찾아간 손님들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불평하며 돌아오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말이다.
홍지은
특집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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