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도 밀알장애우 장학복지기금의 주인공이 된 서승희(왼쪽부터), 안정선, 신승숙씨가 수화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있다.
밀알장학금 수상자 3인… 청각장애불구 일하며 공부‘꿋꿋’
‘그들의 작은 손짓, 얼굴표정 하나하나는 의미 없이 세상에 뿌려지는 수많은 말보다 더욱 귀했다.’
입 대신 마음으로 말하는 이들, 2008년도 밀알장애우 장학복지기금 수여식에서 만난 세 명의 청각장애인 젊은이들이다. 워싱턴과 메릴랜드에 각각 거주하고 있는 안정선씨(갈롯데대학 3)와 신승숙씨(몽고메리 칼리지 졸)는 장학금 수여식 참석차 LA 나들이에 나섰고, 어린 시절 이민 온 서승희씨(샌타애나 칼리지)는 어머니와 동행해 장학금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가장 언니인 안씨가 미국에 온 것은 지난 2004년이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형편이었지만 아버지는 늘 “넌 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줬다.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고 청각장애인학교로 유명한 갈롯데대학에 진학, 현재 아동교육을 전공하고 있다.
신씨 역시 유학생이다. 2003년 미국에 왔고 몽고메리 칼리지에서 영어수화와 청각장애학을 전공하고 현재 커뮤니케이션 스터디를 더 배우기 위해 진학준비를 하고 있는 모범생. 영어수화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안씨와 신씨 모두 미국 땅엔 혼자다. 늘 힘이 되어줬던 가족을 떠나 낯선 땅에서 청각장애인으로 살아가며 공부까지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같은 꿈이 있다. 더 많이, 더 열심히 배워서 한국에 있는 또 다른 청각장애인, 그리고 한국보다 더 못 사는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안씨와 신씨는 같은 청각장애인이면서 자신들을 격려해 준 강주해 목사와 황창호 목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으며 서승희씨 역시 강상희 목사가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감사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손가락으로 적으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고, 장애인 차별에 대해서 말할 땐 손놀림이 더욱 커졌다. 그동안 믿어주고 격려해 준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자 눈가는 촉촉이 젖어들었다.”
세 사람은 하나 같이 “더욱 열심히 공부하여 필요한 곳에 쓰임 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동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