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존 쿠푸오르 가나 대통령의 중재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가운데 야당 측이 가두투쟁의 재개를 선언, 케냐 정국이 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오렌지 민주운동(ODM)은 11일 음와이 키바키 대통령에 맞서 오는 16∼18일 사흘간 전국 각지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고 현지 일간지 데일리 네이션이 보도했다.
아니앙 니옹고 ODM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와 협력해야할 다른 한쪽이 거부하는 바람에 대화가 결렬됐다면서 케냐 국민은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ODM은 내주 사흘동안 몸바사, 키슈무, 나쿠루, 엘도레트 등 전국 15개 지역에서 집회를 가질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키바키 정부는 야당의 집회를 전면 불허한다는 방침이어서 또다시 유혈충돌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27일 대통령 선거 개표조작 논란이 불거되면서 케냐 전역에서 발생한 유혈사태로 인해 지금까지 5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야당측의 시위 재개는 아프리카연합(AU) 의장인 쿠푸오르 대통령의 중재에도 불구, 키바키 대통령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양보를 얻어내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쿠푸오르 대통령은 전날 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새로 중재를 맡을 것이라고 밝힌 뒤 1박2일의 중재 활동을 접고 귀국길에 올랐다.
한편 아난 전 총장은 케냐 사태 중재역에 동의했으나 오는 15일 이후에야 나이로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측근이 밝혔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사진/ 아프리카 중동부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 잇는 키베라 마을 주민들이 11일 원인 모를 이유로 숨진 사람 주변에 몰려 있다. 케냐는 지난해 12월27일 대통령선거 부정시비로 대규모 소요가 발생, 최소 500명이 숨지고 25만명 이상이 거주지에서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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