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자 사모(오른쪽)가 부커 함장의 미망인 로즈 여사에게 북한에서 찍은 푸에블로호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갑식 기자>
납치 장병 밥 치카가 직접 그린 부커 함장 초상화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함정 사진보며 아픈 사연 회상
동양선교교회 홍정자 사모 평양 방문 해군함정 찍어와
함장 부인과 만나 그 당시 상황 듣고 풀려난 장병 안부도
오늘(23일)은 미해군 푸에블로호가 북한에 납치된지 정확히 40년이 되는 날이다. 푸에블로호의 납치사건은 샌디에고와 관련이 많고 그 납치선의 로이드 ‘피트’ 부커 함장이 생전에 한인들과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 SD 동양선교교회(담임목사 홍춘만)의 홍정자 사모가 지난해 11월 북한 선교로 평양을 방문, 대동강변의 푸에블로호을 보고 이를 배경삼아 사진을 찍어왔다. 샌디에고에 귀환, 부커 함장 부부와 친하게 지내왔던 이선 박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 박사는 미세수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자다. 이 박사는 로즈 부커 여사에게 홍 사모의 사진을 보내 푸에블로호가 아직 건재함을 알렸다. 로즈 여사는 답장을 통해 “홍 사모가 어떻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내부는 돌아봤는지” 등을 물으며 관심을 표명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라호야의 한 중국식당에서 만나 푸에블로호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과 풀려난 장병들의 안부를 물으며 점심식사를 했다. 홍 사모는 “먼발치서 찡한 마음으로 푸에블로호를 바라보았을 뿐”이라며 당시 아픈 가슴을 털어놓았다. 이 박사는 “부커 부인과 당시 병사들에게 매우 사연 깊은 푸에블로호를 김정일은 한국과 미국 선거에 맞춰 미주에 돌려보낼 만한 배짱이 없는가”라며 북한의 결단을 촉구했다.
지난 12일 한인회 주최 노인회 떡국잔치에 베네사 치카 글렌애비 메모리얼팍 유닛 매니저가 참석, 한인 노인들을 위한 좋은 조건의 장지를 설명했다. 글렌애비는 한미노인회와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베네사는 자신의 남편 밥 치카가 지난 1968년 1월23일 푸에블로호 납치 장병의 일원이었다고 말하자 한인노인들이 밥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보니타 거주 밥은 당시 해군 하사관으로 언어 전문가였다. 푸에블로호가 북한의 정보를 수집하는 정보함인 것을 감안하면 그가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북한군으로부터 포격을 받아 부상을 입은 데다 한국어를 할 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해 심하게 구타를 당해 아직도 그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는 억류 장병 중 2개의 상이기장(purple hearts) 등 가장 많은 훈장을 받았다.
밥은 억류 11개월 후 석방된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남한으로 향하는 판문점의 다리를 반쯤 걸어오면서 그 즐거움을 감출 수가 없어 온 얼굴로 활짝 표현했다”고 말하고 또 성탄전야 샌디에고에 도착하는 순간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그 후 “동료들이 북한에서의 언행에 관한 군 당국의 심문으로 힘든 과정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푸에블로호는 40년 전 83명을 태우고 북한 해안 40km 거리의 동해상에서 업무수행중 북한의 초계정 4척과 미그기 2대의 위협을 받고 나포됐다. 이때 북한의 공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당했다. 미 함정이 평화 때 나포된 것은 1807년 미 해군 창설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는 치욕적인 사건이었다.
수년 전 부커 함장이 숨지자 한인사회 일부 인사들은 장례식에 참가, 애도를 표할 정도로 푸에블로호 납치사건은 SD 인사회도 가슴 아픈 사건으로 남아 있다.
<문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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