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중세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얼굴피부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에 얼굴이 지성이니 건성이니 하는 표현을 많이 쓴다. 지성이란 얼굴에 기름이 많이 도는 형으로 여드름이 잘 생기는 얼굴이고 건성이란 얼굴에 기름기가 없이 메마른 형으로 보습을 해 주지 않으면 얼굴이 거칠해 보이면서 댕기는 느낌이 드는 형이다.
중성 피부라면 큰 문제없이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어 가장 건강하고 바람직한 피부 타입이다. 그렇지만 환자들로부터 피부 타입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필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복합성 피부를 가졌다고 대답한다.
피부가 지성이냐 건성이냐를 결정짓는 것은 모공에 붙어있는 피지선이 얼마나 발달하였나에 따른다. 얼굴을 예로 들자면 흔히 T-zone이라 불리는 이마에서 코와 입으로 연결되는 부분에는 피지선이 많아 기름기가 많으며 눈가나 뺨에는 일반적으로 피지선이 많지 않아 건조하다. 대부분의 얼굴이 이에 해당되기 때문에 아무리 지성 피부라도 눈가나 뺨은 콧잔등에 비해 건조하고 또 아무리 건성인 피부라도 콧잔등에는 피지가 많이 분비되어 반들반들해 보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얼굴 피부 관리할 때 이 점을 유의해야지 일률적으로 건성 지성으로 분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스스로를 건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뺨이나 눈 부위의 건성에 맞추어 영양제를 듬뿍 사용하면서 가급적 비누를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
이 때문에 피지선이 발달한 이마나 코 부위의 세안은 충분치 않아 코 주변의 모공이 막혀 콧잔등이 온통 면포로 덮혀 버린다. 면포란 모공 속에 피지가 가득차서 밖으로 배출되지 못한 채 표면이 까만 점처럼 보이는 블랙헤드(black head)와 모공의 출구가 아예 막혀 속으로 단단하게 뭉치는 화이트헤드(white head)가 있는데 일단 미관상 좋지 못할뿐더러 염증을 일으키거나 여드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게다가 충분치 못한 세안이 본질적인 문제인데 올바른 세안 대신 콧잔등의 면포를 손톱으로 짜내다가 곪게 되어 흉터를 만들거나 짜낼 때 계속 누르는 압력으로 면포의 뿌리가 깊어지는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지성인 피부도 예외는 아니어서 과도한 피지를 제거하는데 중점을 둔 나머지 유분이라면 아예 쳐다볼 생각조차 없어 세수를 한 뒤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다. 그래서 이마나 콧잔등은 심하게 번들거리나 (사실 상담이나 사진 촬영 때문에 이 부분이 손에 닿게 되면 끈적거리는 기름기가 묻어나 기분이 별로이다.) 뺨이나 눈가는 물기 하나 없이 바삭하니 거칠면서 잔주름이 자글거린다.
또한 피지 때문에 혹시 햇빛 차단제를 바르면 기름기가 더 많아 질까봐 당연히 차단제도 바르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검버섯 같은 색소 침착이 많고 또 나이에 비해 피부노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늙어 보인다. 건성이건 지성이건 대부분은 위의 경우에 해당되어 날마다 반복되는 똑같은 손질로 얼굴 피부는 점점 악화 일로를 치닫게 된다. 메마른 곳은 더 메마르게 되고 피지가 많은 곳은 더더욱 피지가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이 정도가 되어 피부과를 찾는 사람들은 상당한 치료를 각오하거나 비싼 화장품을 기대하지만 해답은 너무나 간단하여 그저 얼굴을 잘 씻으면 되는 것이다. 얼굴을 잘 씻는 방법을 필자는 이중 세안이라고 표현하는데 지금부터는 이중세안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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