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모기지 부담 가중, 고소득층-여유
시카고 지역에서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모기지를 내지 못해 차압을 당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중산층들은 모기지를 이중 혹은 삼중으로 내야 하는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 손해를 일정 부분 감수하고 집을 처분하려고 하는 실정이다. 문제는 가격을 파격적으로 내리지 않는 한 구매자가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 그렇다고 소유주들이 투자한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가격에 집을 내놓는 것도 꺼려하고 있어 결국 차압이나 숏세일까지 가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부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고소득층의 경우 장기적 안목에서 주택 여러 채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저평가된 가격에 집을 팔지 않겠다는 소유주들은 주택 가격이 높을수록 더욱 많아진다. 또 거래량은 줄어드는 반면 거래에 소요되는 기간은 그만큼 늘어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시카고 지역 부동산 시장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100만달러 이상인 주택의 경우 거래에 소요되는 기간은 지난해보다 1개월 늘어난 6개월로 나타났다. 거래 가격도 전년의 167만달러에서 소폭 늘어난 170만 달러로 집계돼 고가의 주택은 ‘제값’을 받고 팔린다는 설명을 뒷받침했다. 다음은 비즈니스 전문지 크레인스지에 소개된 사례를 요약한 것이다.
▲이중 모기지에 허리 휜다: 시카고 올드 어빙팍 지역에 살던 해밀턴 부부는 지난해 5월 서버브 엘진으로 이사를 결정, 방 5개짜리 싱글홈을 짓고 있다. 이사를 결정한 직후 살고 있던 4베드, 3.1 화장실의 주택을 주변 시세보다 낮은 64만달러에 내놨으나 아직까지 팔리지 않고 있다. 그동안 61만9천달러와 59만9천달러로 2차례나 가격을 내려봤지만 헛수고에 그쳤다. 맞벌이라고는 하나 둘다 평범한 회사원인 해밀턴 부부로서는 양쪽에 들어가는 모기지를 감당하지 못해 조바심을 내고 있는 상황. 임시방책으로 임대를 고려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아 결국 아이들을 위해 저축해온 교육자금과 노후 은퇴자금까지 깨기로 했다. 해밀턴씨는 외식도 줄이고 휴가도 반납하면서 돈을 아끼고 있다면서도 당분간은 버틸 수 있겠지만 그동안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 파산은 결국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제값 못받으면 안 판다: 시카고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도나 무어씨는 1년전 신시내티에서 새로운 직장을 얻게 돼 다운타운의 집을 내놨으나 아직까지도 팔리지 않고 있다. 킹스베리에스테이츠 커뮤니티에 있는 방 6개짜리 집을 530만달러에 리스팅했지만 구매 문의가 거의 없었고 가격을 470만달러까지 낮추면 어떻겠냐는 제의를 받게 됐다. 하지만 무어씨는 손해를 보고 처분하는 대신 집을 그대로 보유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남편과 함께 운영 중인 회사로 가외 소득이 있어 집 두 채에 들어가는 모기지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 그는 집의 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가격엔 팔지 않을 생각이라며 이 정도 주택을 소유한 이들이 당연히 모기지 정도는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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