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 미국 내 백인 중산층이 다른 인종과 섞여 사는 것을 피하려고 도심을 빠져나가는 이른바 ‘화이트 플라이트’의 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 보도했다.
저널은 지난 세기 대부분의 기간에 걸쳐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 백인 인구 감소현상이 나타났지만 최근 들어서는 백인 인구의 감소세가 현저하게 둔화되고 있으며 일부 도시에서는 백인 인구가 증가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인구통계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2006년 미국 내 50대 도시 가운데 보스턴과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8개 도시에서 백인비중이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1990년대에는 불과 3개 도시에서만 백인 인구가 증가했었다.
또한 많은 대도시에서 아직 백인 인구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감소폭은 현저히 낮아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1990년대 백인 인구가 7.5%나 감소했지만 2000~2006년 사이에는 0.5% 감소에 그쳤으며 뉴욕도 같은 기간 백인 인구 감소율이 8.2%에서 0.2%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워싱턴에서는 전통적인 흑인 교회들이 생존을 위해 백인 신도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애틀랜타에서는 지난 19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시장 후보로 백인들만 나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남아있던 흑인들이 속속 도심을 떠나자 개빈 뉴솜 시장이 우리 영혼의 일부를 잃어 버리고 있다면서 흑인 인구의 유출을 막기 위한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50년 간 너무 많은 백인들이 도심을 빠져 나가면서 더 이상 백인 인구가 줄어들 여지가 크지 않은 상태가 됐기 때문에 나타나는 또하나의 현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내 백인 인구 비중은 전체의 66%에 달하고 있지만 대도시에 살고 있는 백인 비중은 전체 도시 인구의 40%에 불과하다.
저널은 최근 인구통계자료가 많은 대도시에서 이른바 ‘화이트 플라이트’가 이미 지난 1990년대를 기점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는 브루킹스연구소의 인구학자인 윌리엄 프레이의 말을 전하면서 화이트 플라이트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변화가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다.
저널은 그러나 도시 인구의 구성이 변하면서 사회적 계급과 문화를 둘러싼 잡음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도시문화의 다문화적 특징이 강화되면서 주택가격이나 세금, 교육 등을 둘러싼 갈등이 미국 내 인종 간 관계에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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