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천 년 전 번성했던 마야문명의 내막이 후세에 전해지지 않은 것은 기록할 ‘문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날 한국이 ‘IT(정보통신)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데에는 쓰기에 편리한 한글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문의 수와 비슷한 한글은 영문 자판기의 배열에 특별히 추가하지 않아도 되는 훌륭한 소리문자를 가졌음에 연유한다. 비교 자체가 가능한지 모르지만 이웃인 일본어와 중국어는 사실상 자판기 하나로는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보전달이 빠르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우리 글이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는 말이다. 쉬운 한글은 외국인에게 가르쳐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일주일 정도만 글자 배열과 발음에 대해 알려주면 한글을 줄줄 읽는 수준으로 발전한다. 물론 뜻을 모르는 체 이기는 하지만….
우리들의 희망 2세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은 몇 번이고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한국인의 교육열은 세계가 알아주는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는 것일 수도 있다. 오늘날 한국발전의 초석이 바로 교육에서 나왔으니 말이다. 그러나 재미 한인사회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물론 자녀들의 교육을 등한시 하는 부모들이 어디 있을까마는 유독 한국어에 관한 교육만큼은 예외에 가깝다. 한국에서 사는 친구 한 사람이 LA에 사는 친지를 방문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으므로 아이들이 이 친구를 알 리가 없었다. 다정한 얘기를 나누는 중에 나타난 한 아이가 “대디, 이거 누구야?” 했다는데…
미국의 유명 대학들 중 일부가 이미 예비 학생들에게 출신국가의 언어 구사능력을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아무튼 ‘바이링궐(이중언어 구사)’은 좋은 것이다. 외국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미국인들이 많다. 영어만 하면 세게 어디서든 통하는데…이게 바로 ‘수퍼파워’ 미국의 위상이며 약점이다. 그래서 미국의 지성들이 외국어 교육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샌안토니오 한글학교(교장:조종건박사)가 등록학생 미달로 인해 해마다 겪어 온 부실이 마침내 폐교위기까지 몰린 것은 지난해부터…. 빌려 쓰던 SA한인 감리교회 부속 교육관이 교인 감소로 인한 관리유지 압박에 시달리면서 부터다. 교회측의 수입감소가 한글학교 존.폐에 관한 문제로까지 연결 된 것이다. SA한글학교는 원래 한인회 소속이다. 학교가 개설된 36년 전에는 한인회장이 교장까지 맡아서 했다고 한다.
회관이 없는 한인회의 소속 한글학교가 떠돌이 신세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이곳 저곳을 전전하던 한인학교, 16년 전 교장으로 취임한 조종건 박사(현 UT 건강과학센터 SA 병리학 책임연구원)가 당시 부흥하던 감리교회 교육관을 빌려 쓰면서 일단락 되는가 싶었던 한글학교 교실문제는 문제의 결말이 아니라 문제의 시작이었다. 한글학교가 감리교회 소속으로 잘못 전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종교문제보다 시급한 교실마저 없는 한글학교에 누가 학생을 보낼 것인가…. 위기의 한글학교가 한헌구 SA한인회장에게 SOS를 타전했고 한 한인회장은 평소 친분이 있던 UIW(인카네이트 워드 대학: 브로드웨이 소재)애그네스 총장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뜻밖에도 총장은 교실 사용을 흔쾌히 수락했다. 평소 한국을 좋아해 명함 뒷면에 한글 명함을 새겨서 다닐 정도인 애그네스 총장의 뜻 깊은 배려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게 된 한인사회… 이제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당장의 도네이션이기도 하지만 ‘2세들 한국어 가르치기’ 열병일 것이다.
이제 9월이면 새 학기가 시작된다. 이제 우리의 자녀들이 “한국말 못하는 한국인”이 아닌 “유창한 한국어 능력”으로 세계를 호령하는 실력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엔 사무총장도 한국인이다. 조종건 교장의 전화번호는 (210)567-4102 팩스는 (210)567-2367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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