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진혜씨에 “중국 내 탈북자 인권개선 노력” 약속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탈출한 후 시애틀에 정착한 한송화씨 3모녀 중 장녀인 조진혜(21)씨를 접견하고 중국 내 탈북자들의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부시 대통령은 24일 한씨 가족의 탈북 및 미국망명을 도운 시애틀의 윤요한 목사와 함께 조씨를 만났다. 이날 면담은 부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8월8일) 참석을 2주 가량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부시 대통령이 탈북자를 면담한 것은 한국에 있는 김한미(9)양 가족을 2006년 4월 백악관에 초청한 이후 두 번째이다. 난민지위를 인정받아 미국에 망명한 탈북자를 초청한 것은 조씨가 처음이다.
윤목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부시 대통령은 이날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가 백악관 인근 로널드 레이건 연방청사에서 개최한 행사에 참석, 연설하기에 앞서 조씨와 자신을 만나 약 4분간 면담했다고 말했다.
윤 목사는 부시 대통령이 조씨에게 악수를 청하며 탈출경위를 물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중국에서 잡혀 북한 수용소에 수감된 후 다시 탈출하기를 4차례 반복하다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실(UNHCR)의 도움으로 미국에 오게 됐다”고 답했다. 부시 대통령은“가족은 어디 있느냐”는 질문에 조씨가“아버지와 할머니는 북한 감옥에서 돌아가셨다”고 답하자“안됐다, 안됐다”며 거듭 위로했다.
조씨는 부시 대통령에게 “베이징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때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단하도록 요청해달라”고 주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중국 내 탈북자의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응답했다. 부시 대통령은 윤 목사에게도 악수를 청하며 “미국 시민권자 목사님이 조씨 가족의 탈출을 도왔다고 들었는데 바로 그 분이시냐”며 반가워했다.
조씨가“북한에 식량을 지원해도 인민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며 북한을 도와주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하자 부시 대통령은 “그건 나도 안다. 하지만 핵을 없애는 조건으로 도와주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윤 목사는 전했다.
짧은 면담이 끝난 후 USAID의 한 고위 관계자는 조씨에게 “못다한 얘기를 편지로 보내면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조씨는 탈북자 북송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작성해 이메일로 보냈다고 윤 목사는 덧붙였다.
윤목사는 조씨가 중국 정부가 탈북자의 북송중단을 약속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일 계획이라며 25일 오후부터 워싱턴DC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카고 빌리 그라함 센터에서 개최되고 있는 세계선교대회에 참석중인 윤목사는 대회가 끝나는 29일 워싱턴DC로 돌아가 조씨의 농성에 합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어머니 한씨(49), 동생 은혜(16)양과 함께 탈북한 후 중국에서 탈북자를 대상으로 선교활동을 해온 윤목사의 도움을 받아 피신해 있다가 함께 중국공안에 체포됐으며 지난 3월 난민지위를 인정 받아 미국에 도착한 뒤 린우드에 거주하고 있다.
/김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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