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삼매경에 늦잠.밥투정
보자니 울화통 꾸중 하자니 충돌
심각한 수준이면 전문가 상담을
훼어팩스 카운티에 사는 한인 김모씨는 요즘 연일 고교생 아들과 ‘전쟁’중이다.
방학을 맞아 11학년 아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보니 그만큼 충돌도 잦은 것. 자정이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어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늦잠 자고, 컴퓨터 게임에만 매달려 있는 아들에게 “책 좀 보고 공부 좀 해라”는 말은 ‘소귀에 경 읽기’다. 오히려 “방학인데 싫다”며 ‘노(No)’를 연발하며 짜증만 내는 아들을 보고 있자니 한숨만 나온다. 마음 같아선 한 대 쥐어박고 호되게 야단치고 싶은 심정이지만 아들에게 나이스하게 말하기 위해 올라오는 화를 꾹꾹 참는다.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한모씨 역시 틴에이저인 딸과 한바탕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매일 점심때가 지나 일어나 밥 먹고 해가 질 무렵이면 외출, 자정이 넘어 들어오는 딸과 언쟁을 벌였다.“방 정리정돈 좀 하고 공부도 하면서 놀라”는 엄마의 말은 귓등으로 듣고 밖으로만 도는 딸이 걱정스러워 꾸중을 하자 “자꾸 그러면 집을 나가버리겠다”고 대드는 딸의 반응에 충격을 받았다. 한모 씨는 “상전이 따로 없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여름방학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자녀와의 갈등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주 한인 주부들을 위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미씨 유에스에이‘나 ‘미즈빌‘ 등에도 ‘아들과 한판 했다’ ‘방학 중 자녀 어떻게 지도해야 하나’ 등 방학을 맞은 자녀들과 관련된 게시물들이 자주 올라오고 있다.
늦잠이나 밥투정, 집안 정돈문제 등을 놓고 벌이는 소소한 갈등에서부터 컴퓨터 사용시간, 자동차 사용 여부, 저녁 귀가시간 문제 등으로 인한 부모들의 고민은 다양하다.
특히 청소년기에 접어들거나 고학년이 된 자녀들은 자기주장이 강해져 부모에게 심하게 말대답을 하거나 반항심에 집을 나가는 사례도 발생, 청소년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워싱턴 가정상담소 오영실 총무는 “틴에이저에 접어든 자녀들은 자신의 생각과 주장이 강해져 ‘해라’ ‘하지 마라’등 명령조로 말하면 더 반발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모가 자녀 나이의 특성을 이해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 총무는 “컴퓨터 게임 시간, 귀가 시간 등을 자녀와 타협, 동의하에 자녀가 책임질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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