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유가상승, 경제불황은 미국 내 모든 항공사를 추락 직전으로 몰고 있지만,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지난 2/4분기에 3억2천만 달러의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다.
　진출노선마다 30% 승객증가와 60% 요금하락 현상이 벌어지는 것을 관찰하여 ‘사우스웨스트 효과’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브랜다이스 대학의 조디 기텔 교수는 불황과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흑자를 내는 이유는 리더십, 기업문화, 경영전략에 있지 않고 사원 채용기준에 있다고 간파했다.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중 최고순위에 오른 사우스웨스트에는 매년 10만 명 이상이 입사지원을 하지만 채용비율은 4% 미만이다. 누구를 뽑을까?
　실력, 학력, 능력이 있는 사람보다 유연한 인간관계를 지닌 사람을 선호한다. 마음이 부드럽고, 사교적이며, 조화있는 팀웍을 이룰 수 있는 사람에게 우선권을 준다. 한 예로, 아무리 유능한 조종사라 할지라도 대인관계가 부드럽지 않으면 공항 관제사들과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그것은 이착륙을 지연시켜 곧바로 승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점심을 같이 하며 지원자가 식당 종업원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고 채용을 결정하기도 한다는 허버트 켈러허 회장은 “능숙한 파일럿은 많지만 좋은 매너를 가진 사람은 많지 않다.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은 교육을 통해서 얼마든지 배울 수 있지만 몸에 배어 있는 매너는 쉽게 바꿀 수 없다”며 인간 됨됨이를 강조한다.
　또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사장 비서로 입사하여 CEO 자리까지 오른 콜린 바레트는 사우스웨스트 조직구조는 거꾸로 되어 있다. 즉, 직원이 최우선, 승객은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가 주주다”라고 말한다. 직원을 잘 돌보면 그들이 돌아서서 고객에게 잘한다는, 철저하게 유형자산보다 무형자산을 더 중요시 여기는 정신이다.
　부모의 마음은 자녀의 장래에 쏠려있다. 교육을 위해, 조기유학, 기러기, 심지어 봉사활동을 위한 해외원정도 마다하지 않고, 로드매니저, 과잉보호 부모로 별명이 붙어도 ‘공부’에 도움이 된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영재 만들기, 명문대 보내기에 몰두하다 보니 자녀의 취업과 인생살이에 정작 필요한 것을 간과하고 있다. 학교에서 우등생이 되기 위한 규칙과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한 규칙, 둘 중에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망각한 것이다.
　그 와중에 자녀는 꽉 짜여진 숨막히는 시간표에 따라, 학교 교사, 과외공부 선생, 운동코치 등으로부터 정해진 프로그램을 따르느라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잃어 버렸다.
　켈러허 회장이 강조한 매너도 자기표현 중 하나다. 직장을 찾는 과정에서 사회생활 준비가 전혀 안된 것을 깨달았다. 학교에서 배운 것과 회사와 사회가 원하는 것에 천지차이가 있다는 것을 몰랐다”라는 후회스런 고백이 요즘 대학을 갓 졸업한 세내기 사회인들 사이에 번지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1996~2001년 5년간 캘리포니아 주립대 재학생 12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SAT 점수 보다는 4년간 고교성적이 대학에서의 수능능력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다고 UC-버클리 산하 고등고육연구소가 발표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글로벌 경제를 맞아 대학 졸업장의 가치는 급속도로 추락하고 있고, 학력이 신분상승 도구로써 더 이상 효력이 없는 직장과 사회에서는, 표준시험 점수도, GPA도 자아성취의 척도가 되지 못한다. 적어도, 앞서가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에서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