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29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5.4 지진은 도심에서 건물들이 흔들릴 정도로 크게 감지됐으나 거의 피해가 없었다.

규모 5.4의 지진이 다른 나라의 인구밀집 지역에서 일어났더라도 피해가 이처럼 경미했을까.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30일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건물과 고속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 시설들에 상대적으로 엄격한 내진설계 기준이 적용됐기 때문에 규모 5.4의 지진을 잘 견딜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10여년 만에 캘리포니아 주 도시지역을 진앙으로 해서 발생한 지진이었으나 공항과 고속도로, 건물 등을 정밀검사한 결과 큰 손상을 입은 구조물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번 지진 영향이 가장 강력했던 샌 버나디노 카운티는 최근 10년 간 인구와 주택이 급속도록 늘어난 지역이다. 이는 이 지역의 대부분 건물들이 1994년 노스리지 강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본 캘리포니아 주 당국이 1997년부터 더욱 엄격한 내진설계 기준을 적용한 이후 건립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번 지진의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미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지진학자 케이트 허튼 박사는 가장 주목되는 점은 이번 지진이 오랜만에 인구 밀집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번 지진을 언젠가 닥칠 대지진에 대비한 훈련으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지진은 중간 정도의 규모였으나 진원지가 상대적으로 얕아 지상에서 느끼는 지진의 영향이 규모에 비해 더 강력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