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전문직취업비자(H-1B)를 신청했다 추첨에서 떨어진 유학생 신분의 L(26)씨는 최근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한 그는 당연히 H-1B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선택적 취업실습(OPT) 기간 한인 업체에 취업해 H-1B를 신청했으나 결국 쿼타 초과로 접수조차 하지 못하게 된 것.
결국 L씨는 한 전문 학원을 통해 유학생 비자(F-1)를 연장해, 낮에는 회사·밤에는 학원이라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 다른 유학생 K(28)씨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H-1B 추첨에서 떨어진 상태로 한국 귀국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2년째 계속되고 있는 일과 학업의 병행으로 이미 심신이 모두 피폐해진 그는 회사 측의 배려로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며 학원에 다니고 있으나 현재 2년 간 자신을 기다려준 회사에 대한 미안함과 신분 상태에 대한 불안감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이처럼 H-1B 추첨에서 탈락한 뒤 합법체류 신분유지를 위한 방법을 찾느라 전전긍긍하는 한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졸업 후 OPT 기간이 7월 마감되는 2007년 봄 학기 졸업생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가고 있다.
미국에 취업해 살고 있거나 영주권을 신청한 한인들이 정보를 교환하는 웹사이트인 워킹유에스에이닷컴에는 이같은 고민을 호소하는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h1’이라는 아이디의 한 학생은 “H1 떨어지고 학생비자(F1)를 연장했다”며 “1년 기간의 OPT를 다 썼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도움을 달라”는 글을 올렸다.
또다른 한 유학생은 “ H1 비자 추첨에서 떨어져서 다른 비자를 준비중”이라며 “OPT를 다 쓴 관계로 학교에서 단 일주일만이라도 이 기간을 늘려주면 좋을텐데...”라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석사로 H1 비자를 신청했다가 추첨에서 떨어졌다는 한 한인은 “정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밖에 생각이 안된다”며 “OPT가 곧 만료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