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남 박사
동서문화센터 연구원
대한민국 건국일도 모르는 국민이 대부분이라는데
8월15일은 제63회 광복절이자 제60주년 건국기념일이다.
1945년 8월 15일 해방을 맞은 우리는 3년 뒤 같은 날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다.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광복절인 8월 15일을 건국일로 했던 것은 ‘광복’이 곧 ‘건국’이고 ‘건국’이 곧 ‘광복’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는 또한 광복의 기쁨을 훌륭한 나라 만들기로 승화시켜 다시는 침략 당하지 않는 민주적이고 부강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했다.
본국에서는 지난 8월 14일 전국 16개 시도 별 전야제를 시작으로 “새로운 60년을 준비하기 위한 범국민축제”가 열렸고 8월 15일에는 정부 및 각계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기념식이 거행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대한민국 건국 60년은 성공의 역사, 발전의 역사, 기적의 역사”였다고 평가하고 “후손들이 자랑할 수 있는 새로운 60년을 만들자”고 했다. 아울러 대한상공회의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 주최한 ‘열정, 화합, 미래의 함성’이라는 이름 하에 한강축제를 열어 경축의 열기를 돋우었다.
그러나 제1야당인 민주당은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등 다른 야당과 함께 건국 60주년 경축식 참석을 거부하고 효창공원에 있는 김구 선생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8.15는 광복절인데 정부가 광복절과 건국 60주년을 함께 경축함으로서 역사를 왜곡하고 국론분열을 조장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대한민국의 국회의원들이 대한민국 건국 기념행사를 거부한다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이날 서울 도심에서는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강조하는 세력과 이를 부정하거나 깎아내리려는 세력이 각기 다른 8.15행사를 열었다. 해방 후 좌우익 간의 분열과 갈등을 보는 듯하여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더욱 한심한 사실은 8월 15일을 전후한 여론조사에서 대한민국 건국일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13퍼센트에 불과했다. 금년들어 건국 60주년이라 하여 갖가지 행사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높아진 것이다. 3년 전 여론조사에서는 5.1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건국하면 떠오르는 인물로서 김구 44퍼센트, 이승만 37퍼센트로 나타나고 있는데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건국에 반대하며 불참했던 지도자이다. 국민 대다수의 머리 속에는 건국의 의미가 불분명한 것 같다.
이같은 현상이 발생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에는 대한민국 건국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상당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들은 대한민국 건국의 의미를 집요하게 훼손해왔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집권한 노무현대통령은 5년 전 취임사를 통해 대한민국 건국사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고 규정했고, 뒤이어 공영방송인 KBS와 MBC는 시사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통해 대한민국 건국사와 건국 지도자들을 짓밟고 조롱해 왔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단순한 나라세우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건국의 진정한 의미는 전통적인 봉건군주체제를 청산하고 근대적인 국가로 탈바꿈했다는데 있다. 그러한 이유에서 대한민국 60년은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8.15를 광복절로만 기념하는 것과 건국기념일로 함께 경축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광복절은 해방의 기쁨을 기념하기 때문에 일제의 죄악상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물론 일제의 만행에 대한 규탄은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겠지만 3.1절에 이어서 8.15에도 일제만 규탄하고 건국의 의미를 도외시한다면 대한민국 발전의 역사를 되새겨 볼 틈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각오를 다질 기회도 없어지는 것이다. 건국 60년이 지난 지금 건국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는 것은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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