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G 스튜디오 고관웅씨>
공연 리뷰- 스트라다 트리오 콘서트
26일 스트라다 트리오는 지퍼홀에서 완벽한 호흡이란 게 뭔지를 보여주는 연주를 했다. 피아노 삼중주의 교본 같은 연주였다.
영 유(피아노), 하나 김(바이얼린), 조이 송(첼로), 세 사람은 한시간반 동안 들숨날숨까지 맞추며 베토벤의 클래식 트리오와 스탠리 실버맨의 현대적 트리오를 때로 우아하게, 때로 화려하게, 때론 신나고 정열적으로, 그림같이 수려하게 엮어나갔다.
특히 실버맨의 1989년 작품인 ‘In Celebration’은 대단히 매혹적인 피아노 트리오로 시종일관 청중을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갔다. 적당히 요염하고 적당히 나태하며 적당히 현학적이어서, 눈을 감고 들으면 뉴욕의 재즈 바에 앉아 있다가 센트럴팍을 걷기도 하고 맨해턴 길에서 방황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한편 유럽 영화의 어떤 장면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는 아주 선정적인 작품이었다. 피아노, 바이얼린, 첼로 각자의 음색들이 살아서 날뛰다가 함께 놀이하기도 하며 서로 이리저리 밀고 당기고 튀고 재고 하는 각양의 테크닉과 연주의 묘미를 감상할 수 있었다.
영 유의 따뜻하고 유려한 피아노, 하나 김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바이얼린, 조이 송의 강렬하고 자신감 넘치는 첼로 음색은 모두 서로 튀지 않고 견제하지 않았으며 얼마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었는지 우리는 모두 여러 차례 커튼콜로 세 사람을 불러냈다. 앙코르곡은 피아졸라의 포시즌 중 ‘겨울’을 연주했는데 이 역시 전혀 다른 스타일로 완벽한 트리오의 조화를 선사했다.
실내악 콘서트, 특히 피아노 트리오는 언제 가서 들어도 예쁘고 아담하니, 기분이 좋다. 특히나 실내악 연주가 자주 열리지 않는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게 좋겠다.
연주회장에 시각장애인 단체를 초청한 그들은 무대에서 헬렌 켈러의 이런 말을 전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이는 것도, 만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세 사람의 그런 마음이 느껴지는 연주회였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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