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교수는 19일 “핵 확산을 우려하는 미국은 북핵을 바라보는 입장이 한국과 다르다”며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힘쓰고 있는 만큼 북핵은 분명히 미국에도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 타이슨스 코너 웨스틴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한인봉사센터 기금 모금 만찬에 초청된 갈루치 교수는 “북핵 문제에 왜 신경을 써야 하는지, 또 북한과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질문해 봐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시리아나 이란이 핵무기나 미사일 기술을 제공받은 증거들을 인용하면서 “북 핵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압박으로 이어져 동북아 지역에 긴장이 초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루치 교수는 또 “미국은 러시아나 중동 국가들이 아닌 핵을 가진 세력을 큰 위협 세력으로 여긴다”며 “현재 지구상의 200개 국가 중 핵을 가진 나라가 9개인데 북한이 핵무장을 하게 되면 핵이 통제 불능의 테러 집단의 손에 핵을 들어갈 위험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갈루치 교수는 핵 문제가 미국과 한국의 외교 관계에 금이 가게하는 요소가 돼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지금까지 대북 협상은 올바로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1994년 작성된 기본합의서가 2002년 와해됐던 것과 관련 갈루치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모두 책임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남모르게 핵을 개발하면서도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북한을 신뢰하지 않는 부시 정부 아래서 6자 회담은 성과가 적었다”고 말했다.
2007년 부시 정부가 태도를 바꿔 협상 테이블에 앉은 이후 테러리스트 국가 명단에서 북한이 삭제된 최근까지 대체적으로 진전이 있었다고 보는 그는 “김정일의 건강, 군부의 움직임 등 변수가 너무 많아 앞으로도 대북 문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무리 어려워도 북한이 핵을 갖는 것보다는 낫다”고 지적했다.
북핵 전문가로 74년 국무부 군축 담당관으로 시작해 차관보에 이르기까지 20여년간 외교관을 지낸 그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 미국측 협상 대표로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서’를 이끌어낸 바 있다.
북한 관련 저서를 많이 저술한 그는 2004년 출판된 ‘첫 북핵 위기(브루킹스 간)’로 아메리칸 외교 아카데미가 시상하는 ‘2005 더글러스 딜론상’을 받았다.
<이병한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