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들은 뉴스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라이트에이드’ 매장에 폭행 용의자가 있었고 경찰이 출동하자 도주하던 중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었다는 뉴스였다. 경찰은 용의자 손에 흉기가 들려있다고 생각해서 총을 쏘았는데, 실상은 셀폰을 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사건 발생 전 이 매장에서 피살자를 보았다.
저녁 6시께 라이트에이드 매장 뒤쪽에 있던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 크게 소리를 지르는 것을 듣고 그쪽을 보게 되었다. 20대 중반의 말쑥하게 잘 차려 입은 젊은 남자가 뭔가를 항의하는 듯 했다. 내가 있는 쪽에서 그곳까지는 거리가 있어 얘기 내용은 들리지 않았다. 손님인 듯한 그는 한번 소리 지른 후 매장 직원과 계속 얘기 했다.
당시 느낌은 직원들이 그만하고 가라고 하는데 그가 계속하여 뭔가를 얘기하는 것 같았다. 그는 결코 행패를 부리지도 않았고 크게 싸우지도 않았다. 잠시 후 계산을 하러 출구 쪽으로 오니 그가 보이지 않아 상황이 종료 되었나보다 생각하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밖에서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경찰 헬기가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고 몇 대의 경찰차들이 출동해 있었다. 그래서 인근에 큰 사건이 났나보다 생각하며 차를 출발했지만 그 당시 3가 주변 모든 길은 이미 통제되어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뉴스를 들으니 모든 상황이 정리가 되었다. 라이트에이드 매장 직원이 폭행사건이 났다고 과장신고를 했고 그는 경찰차를 보자 두려워 도주했다. 그가 큰 일을 저지르고 도주한다고 생각한 경찰은 손에 들고 있던 셀폰을 흉기로 오인해 사살을 한 것이다. 한마디로 매장 직원과 말다툼 했다가 살해를 당한 것이다. 이 상황은 매장에 카메라가 작동이 되었을 것이니 다 확인 될 것이다.
도대체 이 미국은 왜 인명에 대해 이렇게 이율배반적인 것인가. 살인범 잡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찰에 의해 너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는 사례를 많이 보게 된다. 얼마 전 한 한인도 타이어 교체용 공구를 들고 있다가 경찰에 의해 피살됐다. 이 죽음들은 어떻게 설명을 할 것인가.
이것은 결코 정당한 공권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강력한 공권력, 경찰력을 찬성한다. 하지만 경찰이 공격하지 않고 도주하거나 항의하는 용의자에게 살상을 위한 총격을 가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멋진 외모를 위해 수염도 멋있게 기르고 스마트해 보이던 그 젊은이는 자신의 까탈스러움 때문에 10분 후 세상을 떠나야 될지 알고 있었을까. 매장 직원과 진지하게 얘기하던 그의 눈을 잊을 수 없다.
제임스 리/세리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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