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과체중인 13세난 소녀가 병원에 왔다. 며칠 전 바늘을 밟았는데 바늘이 부러지면서 왼쪽 발로 들어갔다는 것이었다.
그 단단한 바늘이 어떻게 부러지며 어떻게 발속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상식적으로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환자를 만족시키기 위해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놀랍게도 1.5센티미터 가량의 부러진 바늘이 발 중앙에 박혀 있었다.
아이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하였고 발이 아파 체육시간에 참여할 수 없다고 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평소 우리는 배우자에게서 “저 사람은 내가 말할 때 듣지는 않고 딴청만 부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또 연말이면 자녀들이 부모에게 선물을 사달라고 조르곤 한다. 이때 자녀들의 관심은 부모가 뭔가를 사 주는 것 자체보다 자기의 요구를 얼마나 관심 있게 들어주는 가에 있다고 한다.
상대방을 신뢰하고 그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이 세상을 잘 사는 기본원리라고 생각한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무시하기보다는 마음을 열고 들어주는 아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번 어린 환자를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두섭/소아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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