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계에 대한 인식변화 가속
2008년은 풍성한 화제로, 흥미진진한 미 대선과정을 지켜보면서 한해를 즐겁게 보내었다. 미 역사상 최초로 여자 대통령이 탄생되는가 했더니, 불과 2년 전까지도 무명이었던 새내기 연방 상원의원이 혜성처럼 나타나, 놀랍게도 제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을 이다지도 통쾌하게 생각하며, 그가 꿈과 희망을 갖다 줄 수도 있으리라 믿고 있는가?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오늘날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을 비롯한 소수민족들에게는 이제 “누구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 주었고, 미 정치사에서 큰 분수령을 하나 넘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 상징적인 의미는 미국 내에서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지대하다고 본다. 또 한편 하버드를 나온 명석한 두뇌라면 공황에 가까운 경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일 것이다.
사람들이 꿈을 갖고, 그 꿈을 실현하는 것은 대체로 개개인의 의지에 달렸다고 본다. 소녀시절, 교육자이셨던 필자의 아버지의 말씀처럼,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려는 꿈을 세웠다가 대전까지 가는 것과, 서울에서 수원까지 가려고 계획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본다.
오바마는 그의 첫 번째 자서전 ‘Dreams from My Father’에 수록했듯이, 케냐에서 아버지가 실현했을 수도 있었던 아버지의 꿈을 세계의 일등국가인 미국에서 대신 실현한 셈이다. 케냐는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다음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케냐의 국무총리는 오바마의 계조모가 살고 있는 아버지의 고향을 예방했었다.
만약 오바마의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작고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은 케냐 대통령이 아니면, 적어도 각료 중의 한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의 아버지는 케냐 정부가 선출하여 미국으로 유학 보낸 최초의 30명의 유학생 중 한 사람으로 하버드 대학 경제학 박사였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일 뿐 아니라, 친척들이 세계의 3개 대륙(아프리카, 아시아, 북미 등)에 흩어져 있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부모가 둘 다 박사학위 소지자 (어머니는 문화인류학 박사)인 대통령이 되는 셈이다.
오바마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미국 사회 전반에, 특히 소수민족들에게 오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는 아주 클 것으로 기대된다.
첫째, 흑인을 포함한 모든 소수민족에 대한 백인들의 태도에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사람을 피부색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그 개인의 능력과 인간됨됨이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반 흑인인 대통령을 연일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접하다 보면 이 나라의 최고 통치자인 그의 모습에 익숙해지게 될 것이고, 그가 소수민족 출신이라는 생각도 차츰 흐려질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사회 계층간의 장벽과 인종간의 차별이 점차적으로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제껏 미국 사회에서는 유색인종들은 대부분이 하층계급, blue collar 분야에 종사해 왔고, 주로 백인들만이 상류계층의 직업을 가졌었다. 앞으로는 대규모 회사에서 능력은 우수하면서도, 백인들의 편견으로 소수민족이 최고 경영자가 될 수 없었던 유리천장(glass ceiling) 현상이 점차로 줄어들 것이다.
셋째, 미국이 전통적인 사회보다는 훨씬 개방된 사회였지만, 앞으로는 더욱 개방된 사회로 변모해 갈 것으로 내다본다.
넷째, 1965년 이민법 개정 후 이민 온 우리 한인들은 ‘소수민족’으로 전락해서 수십 년을 살아 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 한인 청소년들도 높은 공직을 꿈꾸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미 전역 공립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가운데 43%가 소수민족이며, 가주 전체 학생수의 72%가 소수민족인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요원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단지 꿈을 가지고 추진해 나가는 일만 남은 것이다. 오바마처럼.
클라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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