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매주 나는 항상 손님 방문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간단하게 와인과 치즈, 크래커를 미국 마켓에서 사고 한국 마켓에서 산 다시마와 무, 양파를 한 냄비에 준비해 놓았다가 손님이 오면 어묵, 박초이, 파, 쑥갓과 버섯을 넣고 오뎅탕을 한 냄비 끓여 집에 온 손님들께 마지막 코스로 대접하고 있다.
그밖에 먹을 것들은 주로 우리 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가지고 온 테이크 아웃 음식이면 충분하다. 낙지볶음, 닭 날개 튀김, 스시, 캘리포니아 롤, 붕어빵, 떡볶이, 순대볶음 등 여러 종류 가지고 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손님들은 우리 집 식탁에 빙 둘러 앉아 즐거운 하루 저녁들을 보낸다. 거기에 한국음악까지 틀어놓으면 우리 집은 어느 한국식 카페 못지않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맛에 간단하고 자연스런 파티를 거의 매주하고 있다. 지난 5개월간 우리 집 방문자 수가 지난 오년간 방문한 손님들 보다 훨씬 더 많았다. 하루는 앉아서 가만히 원인을 분석 해봤다.
첫째 이유는 주위 사람들의 따뜻한 배려였다. 딸 제시카가 일본에 가을학기 유학을 가고 나서 텅 빈 집에 강아지 피카, 모모와 남은 내가 너무 외롭지 않을까 하는 배려 때문에 친척은 물론이고 많은 친구들, 사회생활같이 했던 동료들, 여행을 하면서 친해진 분들 등 미국식으로 통틀어 Friends들이 많이 방문해 주었다. 그들은 한결같이 나한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집 청소도 하지 말고 음식은 우리가 가지고 간다거나 그렇지 않으면 가까운 이태리 음식점에서 배달시켜 먹자고 미리 말했다. 그렇게 마음 편하게 많이들 찾아주었고 나도 그처럼 쉽게 방문하주는 분들이 부담 안가는 즐거운 시간을 갖는 요령이 생겼다.
둘째 이유는 요새 살벌한 경제 위기로 Friends와 주로 만나던 한인타운의 단골 카페가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만날 장소가 마땅치 않던 차에 한인타운에서 멀지 않은 우리 집이 모이기에 적당한 아지트로 변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또 집에서 만나니 비용도 훨씬 저렴해져서 경제적으로 본인이나 친구들이 부담 없는 자연스런 만남을 할 수가 있다. 험악한 요즘의 경제 상태는 나뿐만 아니라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아주 어둡고, 불안하고, 석연치 않을 뿐만 아니라 약간의 공포 분위기 까지 느끼게 하고 있다. 매일 접하는 미국과 전 세계의 경제 불황 소식이 직장을 다니건 비즈니스를 하건 우리 모두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갖게 하니 서로 자주 만나서 지난날의 즐거운 추억 들을 나누고 미래의 희망과 비전을 더욱 긍정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일 수도 있다. 불경기엔 가족들이 집에서 더 많이 식사를 하며 더 많은 대화를 하면서 서로 가까워진다는 현상과 비슷하다. 우리도 Friends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며 더욱 친해지고 있다.
셋째 이유는 나 자신이 너무 형식에 매달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 마음을 열고 친구들과의 교제와 집을 오픈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를 보면서 본래 작가의 메인 테마와는 관계없이 나는 대가족이 모여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하면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그걸 보는 동안 난 맞아, 우리도 저렇게 한국에서 대가족 안에서 자랐지 하며 많은 식구들이 빙 둘러앉아 먹던 추억이 가슴에 따뜻하게 와 닿는 것을 느꼈었다.
그래서 이제는 손님을 초대하면 일주일전 부터 대청소하고 최고로 멋있게 집을 꾸미고 상을 차리려던 예전의 습관은 버렸다. 아주 편안하게 주말이면 우리 집에 들러서 대화하는 식의 파티를 하기로 했다. 이제는 2주, 3주, 한 달 전에 정식으로 초대하는 모임이 아니고 우리 케이 집에 갈까? 케이 선생님, 닥터 송, 제시카 엄마, 우리 이번 주말에 놀러가도 되요? 아니 지금가도 되요? 식의 파티를 하고 있다. 우리는 아주 따뜻한 겨울을 같이 보내고 있다. Happy Holidays! Love.
케이 송
USC부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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