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라고 말하는데 이의를 달지 않는다. 연말인 지금은 시기적으로 잔치 집 같은 분위기이어야 하는데 사방을 둘러보아도 쇼핑객의 발길이 많지 않고 그 표정 또한 밝지가 못하다.
며칠 전 송년모임에 쓰일 상품들을 구입하려고 코스코에 갔더니 평소 자리 찾기 어려웠던 파킹장이 여기저기 비어 있었고 카트를 몰고 다니기 힘들었던 상점 안도 소통이 수월하였다. 백화점에 가보아도 사정은 별 차이가 없었다.
대부분의 소매업체는 대목인 성탄시즌임에도 할인판매를 실시하였고 그나마 평상시 보다 나은 게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설사 돈이 있어도 주식, 이자, 부동산 어느 것 하나 마음 편히 맡길 곳이 없는 실정이다. 자본주의 경제의 근간인 시장경제원리가 제 기능을 발휘치 못하고 무기력 상태에 빠져버렸다.
이보다 큰 문제는 언제 파랑색 신호등이 켜질지 막연하다는 데 있다. 그나마 더 악화되지 않으면 다행이겠으나 내년도 모든 경제지표 예상치는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희망과 꿈에 부풀어 있어야 할 새해를 앞두고 말이다.
미국은 천문학적 재정지원을 통해 경기를 부양시킬 정책을 계속 발표하고 있으며 세계 모든 나라도 국력을 모아 격랑을 벗어나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유독 한국은 고질적인 당쟁만 일삼고 있으니 정말 혼이 나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다. 경제가 나빠지면 제일 먼저 고통을 받는 것은 일반 서민이다. 또한 정부가 아무리 좋은 처방전을 써도 그 혜택을 가장 늦게 받는 것 역시 서민들이다.
현재와 같은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불요불급한 지출을 억제한다든가 허리띠를 졸라 맨다든가 하는 극히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방법 이외에 달리 뾰족한 묘수가 없다. 그렇다고 이런 현실을 불황 탓으로 책임을 돌리고 나와는 상관없는 금융기관이나 자동차회사들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려움을 당할 때 스스로를 점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며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혁신과 변화의 모습을 가져야 한다.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였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오늘날 경제가 위기에 빠진 것은 경제 메커니즘에서 연유된 것이라기보다는 그것을 잘못 운용한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세상의 모든 일은 결국 사람 의 생각과 행동에 따라 그 장래가 결정된다.
미국을 보라. 변화가 필요할 때 그 변화를 과감히 선택한 미국은 젊고 생명력이 있는 국가임에 틀림없다.
한국에서 군사혁명이 일어났던 1961년에 버스에 동승조차 못했던 흑인이 불과 40 몇년이 지난 오늘날 대통령이 되는 미국을 보면서 역시 위대한 국가라는 것을 느꼈고 누가 뭐래도 오래도록 초강국으로 남아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시시각각 변화가 요구되는 세상에서 우리가 생활과 사회 구석구석에 뿌리박고 있는 부조리와 불합리를 쫓아내지 못하고 계속 용인한다면 발전은커녕 노쇠한 국가로 전락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해를 맞아 새롭게 변화된 우리 가정, 한인 커뮤니티 그리고 조국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악습과 못된 관행을 털고 일어서야 할 것이다.
조만연
수필가·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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