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이다. 묵고 낡은 비생산적 생각들을 말끔히 잊어버리고 새로운 몸과 마음으로 새해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 우리민족의 전통이다. 이웃이나 형제간에 싸움을 했다 해도 새해 아침에는 다 용서하고, 잊어버리고, 양보해서 화해를 하게 마련이다.
그리고는 따끈한 떡국을 먹으면서 술잔이 오간다. 속상했던 일, 마음에 걸리는 일, 해묵은 감정일랑 몽땅 말끔히 씻어버리고 새해부터는 우리 민족끼리 서로 얼싸안고 춤을 출 수는 없을까? 이방인도 아니고, 더구나 핏줄을 함께 나눈 형제지간에 우리의 미풍양속, 고유한 전통을 받들어 따스한 손길을 서로 내밀어야 되지 않겠는가.
이제 미국에는 오바마 시대가 도래하고 한반도에도 지각변동이 예견된다. 다가오는 새해야말로 서울 정부가 통 크게 남북관계를 풀 절호의 기회다. 물론 평양도 대담한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오바마는 적과도 무조건 대화를 하겠다는데 우리가 서로 대화를 안 한다면 너무도 부끄럽다.
우리가 서로 등지고서는 평화롭고, 행복하게 잘 살기란 불가능한 일임은 불문가지다. 피를 나눈 형제들이 하나가 돼야함은 당연한 숙명이며 피할 수 없는 민족 최대의 과제이다.
우리가 하나 되어 같이 살아야할 당사자는 미국도 아니고 일본도 아니다. 바로 북쪽에 살고 있는 북녘 동포들이다.
그런데 그들을 동족이라 보지 않고, 타국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분단을 합리화하고, 갈라서 살아도 된다는 반통일, 반민족적 사고를 하는 경우도 보인다.
웬일인지 작금의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간다. 국내외 동포들이 수수방관하기엔 사태가 너무 긴박하다. 부시의 소위 ‘속도조절’이라는 암초를 해쳐가며 민족의 화해협력 시대를 지나 평화번영의 시대로 겨우 진입하던 길목에서 갑자기 정체되고 말았다. 중단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10년 전으로 퇴보하고 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하는 것이 나라의 경제다.
경제적 손실은 남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북쪽도 마찬가지다. 이미 금강산관광과 백두산관광이 폐쇄됐다. 여기서 끝나지 않고 뱃길, 육로, 철길도 끊어졌다. 드디어 개성관광도 막혔다. 개성공단이 고사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이것은 평화, 번영, 통일의 상징으로 남북이 중지를 모아 만들어낸 경제협력 모델이라고 볼 수도 있다.
더구나 이 공단은 북쪽에서 민감한 군사기지를 통째로 내놓은 것이라 남쪽의 안보 면에서는 커다란 이점을 갖는 곳이다.
가장 큰 경제적 손실을 보는 현대와 공단 기업주들은 피눈물을 흘리며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향적으로 전환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기업체들과 협력업체들의 종업원, 가족을 합치면 100만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의 사활이 걸려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10년이나 쌓은 공든탑이 무너지고 남북관계는 끝장을 보는 쪽으로 치닫게 된다.
경제가 바닥을 치고, 세계를 강타한 금융 쓰나미까지 덮쳐 못살겠다는 아우성 소리가 방방곡곡에서 들려온다. 온갖 비행을 덮어두고 경제만 살려달라고 청와대에 모신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경제를 망가트리고 있다.
지금이 경제적 비상시국인데 잘나가던 남북경제협력을 차단하다니… 대만과 중국의 경제통일에서 조금이라도 교훈을 찾았으면 오죽이나 좋으랴. 대만과 중국은 60년 만에 역사적 ‘대3통시대’(통상, 통항, 통신)를 지난 12월15일 열었다.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치르고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손을 맞잡았으니 분단민족의 가슴속에는 부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교차된다.
에집트의 통신회사와 평양이 합작해 최근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연히 삼성이 들어갔어야 하는데… 안타깝고 울화통이 터진다.
악화일로의 남북관계가 조속히 복원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높다. 이제는 오바마 시대가 열린다. 그는 집단안보(다자안보)라는 틀을 가지고 ‘핵 없는 세계’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북한이 미국의 전략적 동반자가 되어 북미의 밀월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오바마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새해 아침에 남북대화의 대장정이 열린다는 소식을 기원하는 사람이 어찌 나 만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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