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나의 꿈은 세계 각 나라의 친구를 갖는 것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 처음 영어를 접하며 두려움이 있었는데 학교에서 단체로 ‘Sound of Music’이란 영화를 관람을 하러 갔었다. 학교에서 하지 말라는 일은 전혀 거역하지 않던 모범생이라 극장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화면 가득히 펼쳐지는 알프스의 웅장한 모습과 아름다운 노래와 스토리에 빠져들며 나는 가슴이 터질 것 것은 감동을 받았다. 영어로 대화를 하는 영화 속 주인공들이 내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는 실존인물로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난 영어를 열심히 해보겠다는 결심을 했고 이 세상의 모든 나라에 한 명씩의 친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향한 첫 걸음을 내딛는 계기가 되었다.
쉽사리 사라질 수 없는 ‘Sound of Music’에 대한 감동은 13번이나 같은 영화를 보러가게 하였고 어떻게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는가 길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당시는 펜팔이 유행이었다. 편지로 세계의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었고 난 펜팔클럽을 찾아가 등록을 하고 몇 통의 편지를 얻어 들고 왔다.
영어를 못하니 서점에 들러 ‘펜팔의 지름길’ ‘영어편지 예문’ 등에 관한 책을 사들고 집에 와 책에 들어 있는 한국말 예문과 그 옆에 번역되어 있는 영어에 믿음을 가지고 나는 최소한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지지에 옮겨 적어 소중히 들고 가 우체통에 넣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생긴 것이다. 생소한 편지봉투에 이국적인 우표가 붙은 편지가 내 이름을 앞에 달고 집으로 날아 들어온 것이다. 너무도 신기했고 편지를 펴들고 제대로 이해도 못하는 내용을 옆집 대학생 오빠에게 들고 가 해석을 듣고 나 나름대로 읽고 또 읽고 편지가 너덜너덜 해 질 때까지 들고 다니며 읽고 또 읽었다.
그렇게 나는 첫 펜팔을 시작으로 점점 많은 친구들과 편지를 주고받았고 무려 40~50여개 나라의 친구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편지의 예문이 들어 있던 책의 내용만으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스스로 영어를 작문하기 시작했고 영어 편지를 쓰느라 밤을 지새운 적도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그렇게 펜팔에 4~5년을 정신을 쏟는 사이에 드디어 내가 영어로 쓴 편지를 읽고 내 마음이 전해져 눈물을 흘리는 외국 친구들이 생길 정도로 감정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1981년 세계 장애인의 해에는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에서 열리는 세계적십자사 행사에 한국 대표로 참여하여 90여개 국의 대표들과 만나며 세계의 각 나라로부터 한 명씩의 친구를 가지고 싶다는 꿈을 이루게 되었고 그 후에도 홍콩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며 세계 각국의 친구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런 나의 어릴 적 꿈은 세계에서 모인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현실화되었다.
꿈은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높은 것으로 정해야 한다. 장애가 있는 자녀의 꿈이건 장애가 없는 자녀의 꿈이건 너무도 뜬구름 같은 것이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들어주고 인정해 주고 칭찬을 해 주는 것이 좋다.
부모의 역할은 경제적인 도움만을 주는 소극적인 자세로부터 좀 더 적극적인 방법도 있다. 부모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꿈을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어른의 입장에서 볼 때 불가능해 보이는 그 꿈을 놓고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한걸음씩 가까이 갈 수 있는 구체적인 방향과 방법을 함께 생각하고 대화하는 것이다. 즉 부모가 자녀의 꿈에 개입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자녀에게 그 꿈을 향한 ‘구체적’인 단계를 찾도록 도와주고 자녀가 그 단계를 직접 경험해 나가도록 지켜봐 주는 것이다.
김효선 교수
<칼스테이트 LA 특수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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