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만큼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다.
독서를 통해서 항상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인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고, 성숙한 사고력과 비판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보다 좁은 의미에서는 어휘를 풍부하게 하고, 올바른 문법을 배울 수 있고, 문장구조와 문체의 다양성을 감상할 수 있고, 저자의 의도를 파악함으로써 지적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이론의 여지없이 이득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학생들이 제대로 독서를 할 수 없을까?
첫째는 시간의 문제이고, 둘째는 선택의 문제이다.
누구나 잘 알고 있듯이 요즈음 학생들은 학교 공부에 얽매여서, 당장 공부와 관계가 없는 독서나 기타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학교에서 귀가하는 대로 숙제를 해야 하고, 복습과 예습을 해야 하고, 다음날 있을 퀴즈나 시험준비를 해야 한다.
또 대학진학을 위한 시험준비를 해야 하고, 과외활동 및 봉사활동을 해야 하고, 스포츠를 비롯한 재능이나 특기를 계속 갈고 닦아야 한다.
틴에이저의 생활의 필수품이 된 인터넷과 아이팟, 셀폰 사용도 독서할 시간을 뺏어버리는 주범중의 하나이다.
이 숨 돌릴 수 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생활에서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동서 고전과 현대의 명작을 읽으라는 주문은 시간적으로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24시간, 한주 7일, 한 달 30일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면밀하게 들여다보면, 틀림없이 틈새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밥상 앞에 앉아서 또는 화장실 변기에 앉아서 책을 읽는 것이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그런 마음의 자세만 있으면 바쁜 가운데에서도 얼마든지 독서할 시간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로 어떤 책을 읽느냐는 선택의 문제이다.
대형서점에 들러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2층, 3층으로 되어 있는 큰 실내를 꽉 채운 수 천, 수 만권의 책을 보고 압도감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이미 인류문화에 확고한 자리를 차지한 동서양의 고전만 해도 엄청나게 많다. 그렇다고 죽은 사람들의 책만 읽을 수는 없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의 책도 읽어야 하는데,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오는 베스트셀러를 비롯한 신간들 중에서 어떤 책을 선택해서 읽어야 하느냐 생각만 해도 머리가 빙빙 돌 지경이다.
꼭 읽어야 할 책을 선택하기 위해서, 학생들은 학교의 영어 선생님의 추천을 따르는 방법이 있다.
다음으로는 여러 대학에서 또는 단체에서 작성한 100개의 명작 리스트를 참고로 해서 선택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을 쪼개 쓰고, 엄선해서 책을 읽는다 해도, 지난 수천년 동안의 동서 고전과 계속 발간되는 명저들을 다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문화의 유산인 고전 중에서 꼭 읽어야 책은 꼭 읽어야 한다. 유감스럽게도 이런 고전 중에서는 수백페이지가 넘는 책이 수두룩하다. 페이퍼백으로 1,000페이지가 넘는 돈키호테를 일반 독자가 원본으로 읽는다는 것은 우선 시간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적다.
이런 경우에는 할 수 없이 얘기의 골자를 따서 간추려 놓은 축소판을 읽을 수밖에 없다. 말할 필요도 없이 축소판은 원본에 담겨 있는 작품의 향기가 죽어버린 무미건조한 얘기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읽지 않는 것보다는 축소판이라도 읽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김 순진. <밴나이스 고교 카운슬러·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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