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살이를 시작한 후 색다른 느낌 중의 하나는 이곳의 집 구조에 대해서였다. 한국에서는 대문 틈새로 마당을 훑어볼 수 있는 데 비해 미국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서야 마당이 비밀스럽게 집에 안겨 있다는 것이 특별하게 받아들여졌다.
밖에서는 안보이지만 저마다의 특성에 맞게 가꾸어진 마당이 안에 들어와서야 살포시 베일을 벗듯 바깥사람들에게 보여 진다는 것이 참 좋았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겉으로 봐서는 그 사람의 특성을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집에 들어와 신발을 벗고 뒷마당까지 나아가 고개를 내밀고 들여다보는 수고를 거쳐야 뒷마당을 볼 수 있듯 사람도 관심을 기울이고 시간과 정성을 기울여야 그 사람의 뒷마당을 볼 수가 있다. 그 사람의 뒷마당을 들여다봐야 그 사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이곳 한국 학교에서는 맡은 반 아이들을 파악하기가 힘들다. 일주일에 한번 3시간을 몰아보고 그 뒤에는 볼 일이 없으니 아이들의 성격이나 뒷마당을 파악하기가 역부족이다. 그래도 수업 시간에 발표하는 내용이나 글쓰기 내용, 일기 등을 통해 아이들의 뒷마당을 파악하려고 애쓰는 편이다.
이렇게 아이들의 뒷마당을 들여다보고 나면 재미있는 사연도 많아서 혼자 비실비실 웃기도 하지만 안타까운 일도 많고 겉으로 표현은 안 해도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나기도 한다. 사연이야 어찌됐건 한국학교라는 울타리에서는 위로 받고 힘을 얻어 돌아갔으면 싶다.
송일란/ 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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