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성향이 보수라면 이런 체제에 내재해 있는 모순 등을 근본적이고 급진적으로 개혁해 나아가려는 기치가 진보라 말할 수 있다. 진보가 보수를 공격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도덕적 우월성이다. 이처럼 청렴해야 할 진보 성향의 단체나 정치권이 사람들이 추구하는 돈, 권력, 명예와 같은 세속적 가치와 향락에 바르게 서지 못하면 보수의 내재적 모순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건전한 진보 성향의 단체까지도 부정적 이미지로 비춰지는 와중에 터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뢰 의혹은 실망을 넘어 큰 허탈감을 느끼게 한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고백한 것만 최소한의 도덕적 이미지를 기대하는 것마저 욕심일 듯싶다.
일부 진보 단체 간부들은 이 정도의 비리 의혹이야 보수 단체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는데 진보 단체들의 그것만 침소봉대하는 것은 보수 세력의 공작이라고 억울해 한다. 그러나 똑같이 잘못을 해도 진보 쪽이 더 욕을 먹을 수밖에 없음은 그들이 도덕적 우월성을 존립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마치 예수 믿는 사람과 안 믿는 사람이 똑같이 잘못을 해도 예수 믿는 사람을 더 비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진보 단체들이 도덕 재무장에 사활을 걸어야 할 시점이다.
보수진영도 진보 성향의 인사와 단체들에만 현미경을 들이대면서 자신들의 행보엔 침묵과 외면을 한다면 모순이다. 정권 출범 1년 동안 발생한 크고 작은 불미스러운 일들을 뒤돌아보면서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기를 기대한다.
이동희/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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