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고 비관 올들어 넉달새 22명..젊은층 늘어 충격
뉴욕, 뉴저지 일원에서 자살로 인한 한인 사망자수가 올 들어서만 2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경기불황 여파로 생활고에 따른 가정파탄과 비관 등이 주요 자살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자살 위험수위=본보가 뉴욕, 뉴저지 한인들의 장례를 담당하고 있는 중앙장의사, 제미장의사, 김기호 예의원 등 3개 주요 장의사를 상대로 한인 자살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 1월부터 4월24일 현재까지 약 4개월간 총 22명의 한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달에 5명꼴로 자살하고 있는 셈으로 뉴욕일원 자살자수가 한해 평균 12~15명 선이 예년 수준인 점을 감안할 경우 산술적으로 4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3개 장의사 외에 파악되지 않은 수치까지 포함되면 실제 한인 자살인구는 30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장의사별로 보면 중앙장의사의 경우 올 들어 13명의 자살자의 장례를 취급했으며 제미장의사는 6명, 김기호 예의원은 3명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처럼 자살이 급증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장기불황으로 경제난이 가중되자 생활고와 처지를 비관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정파탄 등으로 부부나 가족단위 동반자살과 우울증으로 인한 노인자살이 빠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게다가 이전에 찾아 볼 수 없었던 고등학교, 대학생 등 청년층은 물론 20~30대 젊은이들의 자살까지 발생하고 있어 심각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살 성비는 여성보다 남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명경시 풍조 확산 우려=전문가들은 이 같은 자살률 증가 현상에 대해 자칫 한인사회에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레지나 김 가정문제연구소장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살이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이지만 타민족들보다 유독 한인들이 더욱 고통 받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하고 “이는 문제가 일어나도 정신 치료나 상담을 꺼리고 부끄러워하는 한인들의 경향에 일차적인 원인이 있다”며 한인사회 전체에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한인 자살 사망자가 급증하자 일부에서는 자살 예방 프로그램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봉호 중앙장의사 대표는 “장의사를 운영한 이래 한인 자살자가 이처럼 많은 것은 처음”이라면서 “전문 강사들을 초청해 한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살 방지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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