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를 지켜본 뉴욕 동포들은 안타까움과 착잡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대다수 동포들은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세대별로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노년층과 장년층은 청렴과 정직을 내세웠던 노 전 대통령의 도덕성이 무너졌다고 목소리를 높인 반면 일부 중년층과 젊은층에서는 검찰 수사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편이었다.
맨하탄에서 델리업소를 운영하는 김지호(56) 씨는 “이번 검찰 소환을 계기로 노 전 대통령이 지녔던 깨끗하고 정직한 이미지에 오히려 배신감마저 느낀다”며 “권력형 비리를 양산하는 한국의 정치사회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퀸즈 서니사이드에 거주하는 김명선(61) 씨 역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청렴하다고 믿었던 노 전 대통령도 돈문제 때문에 검찰에 소환되는 것을 지켜보고 정치인들을 절대 믿지 않기로 했다”며 “검찰 수사 결과 혐의가 있다면 당연히 전직 대통령이라도 죄값으로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세번째 검찰에 출석한 노 전 대통령 소환을 두고 국가 망신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찰스 김(55)씨는 미국 신문들까지 떠들썩하게 만든 이번 노 전 대통령의 검찰소환이 국가적 망신이 아니고 뭐냐“며 ”이렇게 된 이상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공정한 수
사를 통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 처리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반면 젊은층과 중년층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견해가 많았다.
유학생 김희석(28)씨는 “권력을 남용해 통차자금을 만든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던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해선 안된다”면서 “정치적 보복을 위한 검찰 수사같다는 느낌이 짙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베이사이드 거주 최연희(34) 주부는 “여야를 폭넓게 수사해야 하는데 노 전 대통령에게만 집중하는 것을 보니 무리한 수사라는 생각이 든다며 ”정확히 받았다는 증거도 없는데 정황만으로 한 나라의 전직 대통령을 소환조사해야 하는 지 의문“이라며 꼬집었다.
일부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정치권을 확실히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플러싱의 김성환(43)씨는 “다시는 전직 대통령이 비리에 연루돼 소환되는 역사가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재검토와 대통령 비리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김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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