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나 글에서 감정을 드러내야 할 때가 있고 자제해야 할 때가 있다.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은 격정이 담기지 않으면 글의 효과가 떨어진다. 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사청탁이나 비리에 연루되면 패가망신 시키겠다고 과격하게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본인에게 부담으로 돌아갔다.
자신의 정부가 무균실이라도 되는 양 정적들을 그처럼 몰아세우고 조롱할 것이었으면 티끌만한 흠이라도 안 남겼어야지 정치적 반대자들을 망신주고 응징하기엔 지나치다 할 만큼 집요했으면서 자신과 측근 관리에는 너무 느슨했던 것만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얼마 전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상위 회의장에서 천정배 의원에게 실수로 욕을 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 욕을먹은 천정배 의원이 의외로 호탕하다. “없는 데에서는 나라님에게도 욕을 하는데 문제 삼고 싶지 않다.” 이렇듯 말은 말로 이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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