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라파엘 나달(왼쪽)과 2위 로저 페더러.
클레이코트서 나달에 단 2번째 승리
프렌치오픈서 ‘그랜드슬램’ 꿈 부풀어
라파엘 나달에게 정상자리를 내주고 절치부심 반격의 기회를 노려온 로저 페더러가 17일 벌어진 마드리드오픈 결승에서 나달을 꺾고 우승하면서 한때 포기하다시피 했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꿈이 되살아나고 있다.
페더러는 이날 나달과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에서 6-4, 6-4로 승리, 라이벌전 5연패의 사슬을 끊음과 동시에 지난 2007년 함부르크 매스터스 이후 단 2번째로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나달의 클레이코트 33연승 행진도 이 패배로 막을 내렸다. 이 승리로 페더러는 오는 24일 개막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프렌치오픈을 앞두고 엄청난 자신감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생애통산 메이저 13승을 거뒀지만 단 하나 유일한 클레이코트 메이저대회인 프렌치오픈 타이틀이 없어 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에 이르지 못한 페더러로서는 이번에 나달의 안방에서 열린 클레이코트 타이틀을 따낸 기세를 몰아 평생의 숙원을 달성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특히 올해 무관에 그치다 최강 나달은 그의 텃밭인 클레이에서 누르고 우승한 것이기에 이번 승리가 주는 상승세가 엄청날 것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아직 페더러가 나달에 대한 클레이코트 징크스를 벗었다고 단언하긴 어렵다. 페더러는 지난 2007년에도 함부르크 매스터스 결승에서 당시 클레이코트 81연승 가도를 질주하던 나달을 꺾은 바 있다. 그것은 페더러가 클레이에서 나달은 꺾은 첫 경기였다. 그때 페더러는 마침내 나달을 파악한 듯 했으나 이어 벌어진 프렌치오픈 결승에서 나달에 4세트만에 무릎을 꿇어야 했고 지난해 프렌치오픈 결승에선 스트레이트 세트로 맥없이 물러섰다. 페더러는 마드리드오픈 우승 후 “나달을 상대로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꺾는 것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이번 모멘텀을 나달 격파로 이어가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페더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과 2007년에는 프렌치오픈에서 나달에 진 것 때문에 결과적으로 ‘캘린더 그랜드슬램(한해 4개 메이저를 휩쓰는 것)’을 놓친 바 있다. 하지만 그때는 페더러가 챔피언이고 나달이 추격자였다. 올해는 입장이 바뀌어 페더러가 도전자로 나선다. 지난 호주오픈 결승에서 나달에 무릎을 꿇은 뒤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페더러가 이번엔 롤랑가로의 붉은 진흙에서 승전가를 부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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