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주 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한국이 국가 이미지 향상작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기로 했다며 과연 그것이 돈 들여서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서울발 기사를 실었다. 나는 그 글을 읽으며, 모르시는 말씀. 한국인들이 맘먹고 달려들면 일단 등수 올리기는 해내고야 말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
곧바로 한국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서치를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한국의 국가 브랜드 지수를 현 33위에서 2013년까지 15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각 정부 부서별, 기관별, 기업별로 온갖 아이디어 규합과 실천에 들어가 있음을 생생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기사를 쓴 존 글리온니 기자는 2~3개월 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서울 지국장으로 부임 직후, 어떻게 288개나 되는 이삿짐 상자를 한국의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4시간만에 34층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운반하여 풀고 완벽히 정리를 해놓았는지 감탄하는 글을 실으면서 모든 일이 이런 식으로 풀려간다면 한국생활이 무척 신나겠다고 했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 세계 대부분의 다른 신문들과 마찬가지로 직원 수를 줄이고 알뜰경영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아는데 새삼스럽게 서울에 지국을 신설한 것은 좀 의외였다.
나름대로 분명한 이유가 있겠으나 어쨌거나 한국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지국 설치 이후 남북관계 등 정치·경제적 기사는 물론 한국 사회와 문화에 관련된 다양한 기사들이 심심치 않게 지면을 장식하고 있으니.
국가브랜드에 관련된 기사만 해도 이건 좀 엉뚱하지 않느냐는 투의 기사이긴 하지만 그 내용을 읽노라면 한국이 경제 규모 13위라는 사실을 비롯, 평균적 미국인 독자들이 한국에 관해 잘 몰랐던 내용들을 알게 되어 결과적으로 훌륭한 홍보자료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들의 시각에서 본다면 국가브랜드 지수가 별 것 아닐 수도 있겠지만 한국은 이미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국가브랜드 위원회가 정한 5대 역점분야인 ‘국제사회 기여’ ‘첨단기술·제품’ ‘문화·관광’ ‘다문화·외국인’ ‘글로벌 시민의식’ 등등에도 적극 찬성한다.
실천 계획의 하나로 전 세계 경력 5년 이상의 중진 기자들을 매년 일정 수 한국으로 초청, 1년간 한국에 대해 배우고 느끼며 기사를 써서 자국으로 보내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처럼 서울 지국을 설치할 수 있는 외국 언론사는 극소수일 것이니 그것이 없이도 한국에서 따끈따끈한 휴먼 스토리를 전 세계로 내보낼 수 있는 기회를 우리가 만들자는 것이다.
외국어에 유창한 교수들이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사회 등에 관해 캡슐 형식의 강의를 하도록 하고, 해외 특파원을 지냈거나 미국이나 영국 등 국외에서 저널리즘 펠로우십 프로그램을 수료한 전·현직 기자들 중에서 일대일 개인 호스트를 정해 자주 만나 밥도 먹고 의견을 나누도록 한다.
그리고 개인마다 대학원생을 하나씩 붙여주어 한국어 교사 겸 인턴 역할을 하게 한다. 또한 마음껏 전국을 다녀볼 수 있도록 여행 경비도 넉넉히 제공한다.
일년에 일이십명만 초청해도 5년, 10년 후의 잠정적 홍보 효과는 엄청나다고 본다. 한국에서 1년간 맘껏 보고, 듣고, 느끼고 또한 한국인들을 깊이 사귀게 된 외국인 기자들이 본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에 관한 관심을 늦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유경/ Whole Wide World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