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 방문 중 일어난 노 대통령의 서거-
매일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친지 방문차
오랜만에 모국을 다녀왔다. 반복되는 생활에서 어디론가 떠난다는 것은 새로움과 삶에 활력을 전해준다. 어디론가 가기 위해 공항에 가면 언제나 가슴이 설레인다. 여행을 떠날 때, 누군가를 기다릴 때도 어디로 떠난다는 것은 꿈으로의 출발이다. 기체가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치솟는 통쾌함이 창밖에 보이는 환상적인 흰 구름과 어우러져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한국으로 오가는 비행기 안에는 개인 자리마다 컴퓨터가 설치되어 비행기의 속도, 고도를 지속적으로 알려주어 현재의 위치, 목적지까지의 잔여 시간도 알려준다. 여러 가지 영화도 보여주며 비빔밥, 녹차 죽을 먹는 즐거움도 특별했다. 비행기 안에서 눈을 감고 사색에 잠기는 동안 인생자체가 배움과 여행의 연속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고국에 잠시 머무는 동안 전혀 뜻하지 않았던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라는 안타깝고 놀라운 뉴스가 나와 내게 큰 충격을 주었다. 믿고 싶지 않은 뉴스에 온 국민이 망연자실했다. 2년 전까지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이 나라를 이끌던 분이 이렇게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 못했다. 새삼스레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들의 비극이 떠올라 참담한 기분이었다.
노 대통령이 유서에서 남겼듯 삶과 죽음이 자연의 한 조각이리라. 누구나 인생을 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게 된다. 때로는 희망을 갖기에도 너무 버거운 때가 많은 것이 인생이다. 누구나 다 생명을 바라지만 죽음 또한 피할 수 없는 조건이다. 신은 우리에게 견딜 수 있는 만큼의 고통만 허락하셨다고 한다. 어떠한 역경과 절망 속에서도 감사함을 찾으면 커다란 불행은 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아도 한국이 세계 최대의 자살국 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데, 검찰의 수사가 그를 큰 범죄자인양 몰아붙인 것도 유감이다. 죽음의 의미는 죽은 당사자가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은 누구나 한번쯤은 실수와 실패를 한다. 진정으로 억울했다면 누구보다 끝까지 오래 살아남아 전직 원수로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공인(公人)과 일반인의 처신은 다르다. 노 전 대통령의 화려한 도전의 삶과 굴절, 인권변호사, 청문회 스타로 끝내는 대통령으로 한 시대를 주도했던 분이 영욕으로 가득했던 63년 인생을 허망하게 마감했다. 그러나 이제는 잘잘못을 떠나서 국민들은 분열을 끝내고 정치공방을 자제하고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고통도 슬픔도 없는 하늘나라에서 노 전 대통령이 영원한 안식에 들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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