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D냉장고에서 I물을 꺼내 한잔 마신다. S세제로 깨끗하게 세탁한 N트레이닝복을 입고 스케이트와 여성전용 W를 가방에 챙겨 넣는다. L로 기초화장을, C로 색조화장을 마치고 J주얼리를 걸고 아침훈련을 위해 H자동차의 J를 타고 집을 나선다. 고대 아이스링크에 도착해 스케이트를 신기 전 발뒤꿈치가 까지지 않도록 N반창고를 붙이고 U뮤직에서 출시된 곡을 배경음악으로 훈련한다. 쉬는 시간에는 K빵과 저지방 칼슘우유를 간식으로 먹는다.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떨다가 K은행 ATM에 가서 현금을 찾고 돌아오는 길에 재미로 스포츠 토토를 한 장 산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유행한 ‘김연아 선수의 하루’라는 패러디이다. 패러디에는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국민요정이 된 피겨선수 김연아가 출연한 각종 광고들이 등장한다. 대한민국의 광고는 김연아가 나온 것과 나오지 않는 것으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연아는 수많은 광고에 얼굴을 드러냈다.
그래서인가, 며칠 전 발표된 광고 인지도 조사에서 김연아 출연 광고 중 상위에 오른 것은 단 2개에 불과했다. 많은 제품에 얼굴을 내밀다 보면 소비자들이 헷갈려 한다. 신선함은 점점 떨어지고 광고효과도 줄어든다.
한국사회는 스포츠 스타들에 쉬 열광한다. 사회 정치적으로 국민들이 사랑하고 존경할만한 인물이 드물어서인지 대중문화와 스포츠 스타들에 쏠리는 대중의 관심과 애정은 도가 지나칠 정도다.
국민들이 뜨겁게 환호하는 스포츠 스타를 기업과 언론들이 그냥 놔 둘리 없다. 스타들은 상업적으로 소모되기 시작한다. 확실한 수입을 보장하는 광고 섭외가 밀려들고 언론들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의 기사를 앞 다퉈 내 보낸다.
세계 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이 대회 중계방송사가 보인 행태도 마찬가지였다. 별 내용도 없는 박태환의 일거수일투족을 무슨 주요 기사라도 되는 양 연일 프라임타임 뉴스 시간과 이어지는 스포츠 뉴스를 통해 마구 쏟아냈다. 결과적으로 박 선수 우승전선에 아무 이상도 없는 듯이 분위기를 띄우는 데만 혈안이 돼 있었다. 박 선수가 중압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박태환의 실패에 대해 이런 저런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인 책임은 선수 자신에게 있다. 자기관리에 얼마나 철저 했는가 돌아다 봐야 한다. 아무리 전담팀 붙여주고 체계적인 관리를 해 준다 해도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지를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선수 자신뿐이다.
이번 대회에서 수영계의 새로운 강자로 등극한 독일의 비더만은 박태환이 금메달을 땄던 베이징 올림픽에서 18위로 예선 탈락했던 선수다.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비더만은 놀라운 변신을 보여줬다. 이 변신이 박태환의 것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 좌절이 그의 수영인생에 더 할 수 없이 값진 교훈이 되길 기대해 본다. 또 내년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이 기대되는 김연아에게도 타산지석이 돼야 한다. “저러다 망가지는 것 아닌가” 슬슬 걱정되던 시점에 훈련에 복귀해 빙판 위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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