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한인축구협회 김수창 이사장(왼쪽)과 이상호 회장.
샌프란시스코한인축구협회 김수창 이사장은 중고교 시절 베이지역 유스리그에서 알아주던 축구선수였다. 장신에 준족에 득점력이 뛰어나 리그의 주포로 통했다고 30여년 전 그 시절 함께 축구를 했던 동료들은 회고한다.
그에게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나 특기가 아니었다. 언어 문화 등 모든 것이 낯설고 고단한 이민생활의 옹벽을 뚫어주는 믿음직한 도구였다. 성인이 돼 선수생활을 접고 비즈니스를 하면서도 그의 축구사랑은 식지 않았다. 창창한 20대이던 SF한인축구협회 창설 때부터 50줄이 든 지금까지 이 동아리를 지키고 있다. 나이 때문에 직접 뛰는 빈도는 줄었지만 협회 이사장을 몇년째 맡으며 축구와의 질긴 인연을 잇고 있다.
김 이사장의 부친이 최근 소천했다. 유기형 고문, 이상호 회장, 최원 전 회장, 조행훈 전 회장 등 축구협회 사람들이 발벗고 나서 추모예배와 발인 등 앞뒷일을 도왔다. 새삼스런 일은 물론 아니었다. 축구인들의 경조사가 있으면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이다.
장례가 끝난 며칠 뒤, 이상호 회장은 김수창 이사장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장례식 때 축구인들이)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과 함께 4,000달러. 2,000달러는 축구협회를 위해, 2,000달러는 오는 9월 중순 서귀포 OB팀과의 친선경기 등을 위해 제주행에 오르는 축구협회 산하 OB축구회를 위해서였다.
이상호 회장은 지난 일요일 OB축구 연습경기 뒤 월넛크릭의 조행훈 전 회장 자택에서 이어진 저녁식사 때 이 훈훈뉴스를 공개하며 “형님(김 이사장)이 말없이 우리협회 일을 참 많이 도와주시는데 장례식에다 뭐다 힘드실텐데 이렇게 기부까지…”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모두들 우정어린 농담을 섞어 박수로 감사를 표했다. 떠밀리듯 자리에서 일어선 김수창 이사장은 “아버님께서 전에 축구협회 잘해주라고 하시더라”며 “더 도와줬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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