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언제부터인가 어머니께서 생전에 하시던 말씀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곤 한다. 입이 헤픈 사람에게 ‘터진 팥자루,’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지나가는 개가 웃겠다’라는 말보다 더 진한 말로 ‘삶은 개 아래턱이 웃겠다,’ 깔끔하고 정확한 사람을 ‘대쪽에도 똥 쌀 사람’ 등 정말 강하면서도 인상적인 말들이 생각난다. 어머니를 못 잊는 모양이다.
세상에 사람처럼 아름다운 존재가 없고, 사람처럼 사람에게 중요하고, 위로를 주며, 삶의 활력을 주는 것이 없다. 그래서 살아 있는 동안 제일 사랑해야 할 대상이 먼저는 위에 계신 하나님이고 그 다음에는 내가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한 동네이든, 교회이든, 직장이든, 학교이든 그 사람들은 나의 삶을 가장 풍요롭게 해 주는 귀한 선물들이다.
그 사람들 중에는 음식처럼 맛있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 맛있다는 말이 감각적으로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맛이 나는 사람이 있다. 성경도 하나님께서 우리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맛보아서 알라고 하셨다.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편34:8).”
여기에서 ‘맛보아 알지어다’를 영어 성경은 Taste and See 라고 했다. 결국 하나님을 믿는 것이나 사람을 사귄다는 것 자체가 맛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맛있는 음식의 생명은 그 음식이 화려하든 화려하지 않던 언제나 늘 그대로의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재미있다’는 말을 한다. 순수 우리말이지만 좀 억지를 부린다면 재미는 재미(在味, 맛이 있다)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이든지 사람이든지 재미있는 사람은 맛이 있는 사람이다. 그 재미(在味)는 언제 보아도 늘 그대로의 순수함과 정직함과 편안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하지 않고 동일하신 하나님이시다. 그러기에 하나님은 맛이 있으신 분이시다.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정말 재미가 있으신 분이다.
맛있는 사람, 재미있는 사람은 멋있는 사람이다. 맛과 멋은 겉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속의 모양이다. 속담에 “보기에도 좋은 음식이 맛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맛과 멋은 보기에만이 아니라 그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이다. 성경적으로 보면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의 맛과 멋, 진리와 보화, 그 신비를 그냥 겉으로 말씀하지 않으시고 숨겨져 있는 비유의 말씀으로 가르치셨다. 그 이유는 속에 있는 진리를 깨닫는 자들만이 진정한 지혜자요 축복자임을 알리려고 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대학 동창회를 갔다. 한 친구가 목사 친구를 만났다면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그것도 친구가 아닌 목사로서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못난 목사를 보고 그렇게 대우를 해 주는 것을 보니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렇게 모임을 갖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친구가 조용히 보자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그 친구가 준 봉투 안에는 큰 사랑의 정성이 담겨 있었다.
목사가 누구로부터 대접을 받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의 마음속에 담겨 있는 아름다운 마음이 큰 힘과 위로가 되었다. “짜식! 한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그 녀석이 참 멋있어 보였고, 남을 시원케 하는 그 모습이 오히려 부러워 보였다.
다른 사람들처럼 나는 어머니를 잊지 못한다. 어머니는 촌스러운 분이셨지만 그래도 맛있게, 멋있게 사신 분이셨다. 어머니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맛과 멋을 가진 분들을 만났다. 가족들, 성도들, 친구들……. 그래서 나는 날마다 그들을 생각하며 기도한다. 그들 때문에 행복하고, 그들 때문에 즐겁고, 그들 때문에 내가 자랑스럽다.
맛있는 사람들, 멋있는 사람들, 나는 이들을 못 잊는다. 그래서 그들을 향해서 언제나 고백한다. ‘I lov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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