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GA투어 휩쓰는 대학풋볼 ‘용광로’ 열정
상당수 PGA투어 선수들이 연중 가장 흥분하고 열광하는 때가 바로 지금이다. 요즘 주말에 투어대회 선수 라커룸에 가보면 TV 화면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손톱을 물어뜯으며 초조해하거나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열광하는 PGA 골퍼들로 가득한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때문이라고 짐작한다면 오산이다. 이들 골퍼들이 정신없이 지켜보는 것은 골프가 아니라 대학풋볼이기 때문. ESPN.com의 골프 칼럼리스트 제이슨 소벨은 최근 PGA투어 라커룸의 뜨거운 대학풋볼 열기를 상세히 소개했다.
버플랭크·잔슨·탐스·싱크 등 못 말리는 광팬들
페덱스컵 PO도 관심 밖…모교 풋볼에 더 열광
모이면 풋볼 이야기, 해설 수준 전문가 뺨쳐
지금 페덱스컵 플레이오프가 한창이지만 PGA투어 골퍼들을 흥분시키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대학풋볼. 9월 들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레이스가 절정을 향해 가고 있지만 정작 주인공인 선수들은 막을 올린 대학풋볼 경기를 지켜보느라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경우가 많다.
지난 5일 도이체뱅크 챔피언십에 나선 스캇 버플랭크는 라운드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라커룸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필 이날 티타임이 오후에 잡히는 바람에 모교인 오클라호마 스테이트(OSU)와 조지아의 경기를 절반이나 볼 수 없었던 그로선 1분 1초가 급했기 때문. 그는 “미리 라커룸 담당자에게 TV 리모트를 맡아달라고 요청해놨다. 라운드가 끝나자마자 뛰어 들어왔다”면서 “계속 소리 지르며 후반을 봤다. (OSU가 이겨) 너무 재미있었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출전대회 도이체뱅크챔피언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별 관심이 없었다. 아이오와 ‘광팬’인 전 매스터스 챔피언 잭 잔슨은 “우리들 가운데 상당수에게 대학풋볼은 최고 최대 관심사”라고 단언한다.
이처럼 대학풋볼에 미쳐있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다. 상당수 PGA투어 프로들은 이맘때쯤 되면 모일 때마다 풋볼이야기로 날 새는 줄 몰라 도대체 직업이 골퍼인지, 풋볼해설가들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앨라배마 출신인 제이슨 본은 “(앨라배마) 쿼터백 그렉 맥켈로이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장담했고 프레즈노 스테이트 출신 닉 와트니는 “우리(프레즈노 스테이트)가 상당히 잘 할 것이다. 좋은 쿼터백이 필요하긴 하지만 팻 힐 감독은 항상 좋은 팀을 만들어낸다”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버플랭크의 입에선 “우리(OSU) 오펜시브라인이 강하다. 레프트 태클 러셀 오쿵은 내년 NFL 드래프트 탑 5~10 지명선수가 될 것”이라는 등 풋볼해설가들 뺨치는 명쾌한 해설이 술술 흘러나온다. OSU의 풋볼시설 개선 프로젝트의 공동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그 일에 하도 열심이어서 본업이 그것이고 남는 시간에 골프를 치는 파트타임 골퍼같다.
재미있는 것은 PGA투어에 메이저리그와 NBA, NFL 등 다른 스포츠팬도 많지만 대학풋볼이 단연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 라커룸 내 거의 모든 TV 채널은 대학풋볼 경기에 맞춰져 있을 정도다. 또 많은 선수들은 가을대회 출전 스케줄을 짤때 자기 모교 풋볼스케줄과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고 털어놓는다. LSU에 ‘목숨 거는’ 열성팬인 데이빗 탐스가 대표적인 케이스. 한편 오클라호마 풋볼팬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를 보고 즉석에서 그 학교 진학을 결심했던 앤소니 김 역시 소문난 대학풋볼광 중 하나다.
<김동우 기자>
스캇 버플랭크는 지금 골프보다 모교인 오클라호마 스테이트 풋볼팀 응원에 더 열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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