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 첫 우승 감격
LPGA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최나연(22)이 다 이긴 대회를 필요이상(?)으로 흥미진진하게 만든 끝에 LPGA투어 커리어 첫 승의 감격을 안았다.
‘54전55기’. 최나연은 20일 남가주 샌디에고의 토리파인스 골프코스(파72·6,721야드)에서 벌어진 삼성월드챔피언십 파이널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로 버텨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기록, 일본의 아이 미야자토를 1타차로 아슬아슬하게 제치고 LPGA투어에 발을 들인지 55개 대회 만에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이로 인해 ‘LPGA 코리아’는 한국기업이 타이틀 스폰서인 대회 우승컵을 1999년 박세리 이후 10년 만에 되찾아 오는데 성공했다. 최나연은 그 동안 꾸준히 정상의 문을 두드려온 ‘준비된 챔피언’이다. 작년 에비앙 매스터스에서 3차 연장 접전 끝 우승컵을 헬렌 알프렛슨(스웨덴)에게 내줬고, 사이베이스 클래식에서도 준우승한 경력이 있다. 그리고 지난해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청야니(대만)와 시즌 내내 접전을 펼치다 결국 2위에 그쳤고, 올해 3월 매스터카드 클래식에서도 2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날 5타를 잃어 미끄러졌다.
이날 우승은 극적으로 만든 셈이다. 전날 3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몰아쳐 신지애에 2타차 선두로 치고 나선 최나연은 2번과 4번 홀(이상 파4)에서 15피트가 넘는 롱 버디펏을 연발하며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그리고는 6번 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 공동 2위였던 신지애와 미야자토에 무려 7타 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부를 가른 듯 했다.
그러나 9번 홀(파5)에서 2피트도 안 되는 파펏을 놓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10번(파4)과 11번 홀(파3)까지 3연속 보기를 저지르는 사이에 미야자토는 7, 8, 12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급기야 1타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 것.
미야자토는 파3인 16번 홀에서 티샷을 홀컵 6피트 옆에 바싹 붙이며 한 타를 더 줄여 기어이 공동 선두로 나섰고, 최나연은 15번 홀(파4)에서 비슷한 거리의 파펏을 놓쳐 기어코 2위로 내려앉기까지 했다.
대역전패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는 순간 미야자토가 18번홀(파5) 세컨샷을 ‘드링크’에 퐁당 빠뜨리며 최나연을 도왔다. 1타차로 앞서가던 미야자토가 보기를 범하고 최나연이 5피트 버디펏을 성공시켜 마지막 홀에서 극적으로 승부가 뒤집힌 것.
최나연은 대역전패의 위기에서 짜릿한 재역전승을 연출, 우승상금 25만달러를 손에 쥐었다. 최나연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4라운드를 치른 신지애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날 버디 3개에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은 신지애는 최저타수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는 크리스티 커(미국)가 이번 대회를 5언더파 283타(7위)로 마쳐 차이를 좁힌데 만족해야 했다.
신지애는 70.33타, 커는 70.2타가 돼 이 대회 전 보다 0.09타 차를 줄였고, 상금(160만5,000달러), 올해의 선수와 신인왕 부문에서는 선두 자리를 단단히 굳혔다. 미야자토가 145만1,000달러로 상금 2위로 올라섰다.
한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9언더파 279타로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폴라 크리머(미국)와 함께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이규태 기자>
최나연은 LPGA투어에 발을 들인지 55개 대회만에 챔피언의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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