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가을이 느껴지는 화창한 아침이다.
푸르른 하늘만큼의 공간에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려도 부족할 텐데 그래도 더 늦기 전에 마음과 정성으로 120명의 제7회 코러스 축제에 참가하여 누구보다도 수고한 자원봉사자들에게 내 진심 어린 감사를 전한다.
제7회로 개최된 코러스 축제는 이제 워싱턴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교민잔치이면서 1세대와 2세대 그리고 다가올 3세대들에게는 만남과 나눔의 축제였다고 생각한다.
젊음의 열기를 흠뻑 느껴보는 힙합 댄스와 비보이, 70.80세대를 이어주는 더 블루(The Blue), 박미경과 옥희씨의 가요 열창을 접할 수 있었음은 워싱턴 인근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 아니었을까. 맛난 음식의 먹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정보를 전해주는 안내부스들은 너나없이 큰 정성이 담긴 작은 선물들로 장터를 방불케 했다.
더군다나 3일간의 행사 중에는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고,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술 먹은 어른들의 추태도 없었다. 공연장의 열기는 뜨거웠고, 먹거리를 먹고 마시는 장터는 인산인해로 준비한 손길들은 즐거운 비명을 불렀다. 밤마다 이어진 끼와 장기를 자랑하는 대회는 참가자와 관객이 하나 되는 크나큰 마을 축제였다.
그러나 이런 좋은 축제도 120명의 보이지 않는 자원봉사자가 없었더라면 가능한 일이었을까? 그들은 여전히 젊고 호기심이 많으며, 놀고 싶은 10대와 20대이다. 한쪽에선 담배를 피워 길바닥에 버리고 또 한쪽에서는 연기가 채 가시지 않은 꽁초를 쓰레기 봉투에 맨손으로 집어넣는 젊은이들이었다. 먹고 남은 음식 찌꺼기가 더러울 텐데 고무장갑도 없이 줄줄 흐르는 물기 묻은 음식을 쓰레기 통에 주워 담는 눈빛이 너무 빛나는 꿈 많은 청년봉사자들이었다.
3일간 자원봉사를 한 사람도 있었고, 최소한 5~6시간을 축제에 참가한 자원봉사들도 있었지만 봉사자들에게 준 것은 달랑 식권 한 장과 예쁜 티셔츠 한 장이었다. 무엇으로 그들에게 보상이 될까? 3일간 그들에게 “수고했어, 감사해요, 좀 쉬면서 일해요” 라는 이야기 밖에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 단지 덤으로 그들과 함께 빨강색 고무가 코팅된 장갑을 끼고 검은 쓰레기봉투 들고 같이 나가주는 것이 전부였다.
내년 축제는 이번의 경험이 축척이 되어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져야 할 것이다. 참가하는 축제의 모든 요소들이 더 성숙되고, 좋은 공연을 기획하여 교민 여러분들에게 설렘으로 기다려지는 잔치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자원봉사자들을 행사장에서 만나면 어깨를 토닥거려주면서 “수고해요” 이 한마디면 12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어떤 보상보다도 더 빛나는 보상을 받은 것이 아닐까 한다. 덧붙여서 어묵이라도 같이 나누면 훨씬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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