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조 도둑 27일 밤 시카고 순복음교회 침입
카메라, 컴퓨터등도 강탈
시카고 소재 한인교회에 지난 27일과 28일 사이 전문털이범으로 보이는 4인조 절도범이 침입, 헌금이 들어있는 금고를 통째로 절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시카고 일원의 한인교회가 주일 예배 시간에 모아진 헌금이 든 금고를 송두리째 도난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카고 순복음교회(담임목사 정길영)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한인사회내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며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다. 교회측에 따르면, 절도 사건은 지난 27일 밤 11시20분에서 28일 새벽 12시30분 사이에 일어났다. CCTV에 고스란히 녹화된 범행 행각 분석 결과 4인조 유럽계 백인으로 보이는 이들은 각각 하얀색 및 짙은 색 후드 셔츠에, 청바지 등을 입었으며 손에는 모두 흰 장갑을 끼고 있었다. 3명이 교회 정문을 부수고 내부로 침입, 사무실, 예배당, 재정사무실 등을 돌며 랩탑, 방송용 카메라 등 눈에 보이는 물품을 닥치는 대로 훔치는 동안 1명은 바깥에서 망을 보는 치밀함을 보였다. 예배당내 강대상 쪽에 위치한 2대의 TV, 예배당 뒤쪽에 설치한 TV 1대 등 총 3대의 52인치 대형 TV도 갖고 나가기 위해 천정에서부터 분리해 떼어 놓았다. 그러던 중 2층에 위치한 재정사무실을 발견, 그곳에 있던 금고를 확인한 후에는 다른 물품 훔치는 것은 포기한 채 금고를 운반하는 데 주력했다. 1명이 2층에서부터 계단을 따라 1층으로 금고를 떨어뜨린 후 금고를 운반하려다 힘이 들자 또 다른 1명이 다가와 거들기도 했다. 범인들은 CCTV가 설치됐음을 눈치채고 얼굴이 안 찍히도록 노력했으나 이중 1명은 실수로 카메라에 얼굴이 정면으로 찍히기도 했다. 이에 절도범들은 보안용 카메라와 연결된 메인 컴퓨터를 찾기 위해 사무실 안 곳곳을 부수고, CCTV 회로를 따라가다 결국 천정까지 뜯어냈으나 메인 컴퓨터를 찾는데는 실패했다. 범행현장은 새벽기도를 준비하기 위해 출근한 관리집사가 28일 오전 4시경 발견, 최수명 총무장로, 정길영 담임목사 등에 연락을 취했고 오전 5시쯤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들이 훔쳐간 금고 안에는 27일 예배 및 당일 오후에 있었던 특별 세미나에서 거둬진 헌금 2만달러(2/3가 현금 추정)가 들어있으며, 도난당한 물품은 방송용 카메라, 랩탑 2대, 캠코더, 외장 하드 드라이브 등이다. 또한 3대의 52인치 TV, 3개의 캐비넷, 오디오 시스템, 비디오 시스템, 1개의 옷장용 캐비넷이 훼손됐고 안내실, 목회자 사무실, 재정부 사무실, 장로 사무실, 예배본당, 복도 등 곳곳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어 수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정길영 담임목사는 “처음에는 범행 사실을 밝히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러나 ‘이런 일을 알려 경종을 울리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한국일보측의 권유도 있었고 해서 기자회견을 갖게 됐다. 교회 설립 23년만에 이런 일은 처음이다. 브린마길 한인상가 등에 요즘 들어 절도사건이 빈발, 상당수 한인업소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실제로 범인이 잡히는 경우는 드물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회견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이어 “관할 17지구 경찰 측에 ▲범인을 조속히 잡아 줄 것 ▲브린마, 케지길에 방법 카메라를 설치해 줄 것 등을 요구했다. 만약 이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교회 임원진들이 경찰서를 방문하거나 성도들을 중심으로 서명 운동을 전개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웅진 기자
사진: 순복음교회 안내실을 털던 절도범이 감시카메라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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