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유난히 좋아해서 결혼 후 애타게 기다리던 나에게 몇 년이 지난 후 힘들게 태어난 아들은 호기심이 아주 많고 장난이 심해 장난감을 사주면 속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 하여 곧잘 장난감을 분해하곤 했는데, 그 아이가 이제 결혼을 한단다. 남편이 대학원 재학 중에 태어난 아들은 힘든 세월을 함께 지내 온 동반자이다. 사내아이라 여자아이 같이 말은 많이 안 해도 묵묵히 말을 들어주며 부모를 이해해주는 고마운 아들이다.
네 살쯤 되었을 때, “왜 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동생이 없냐”고 물어왔다. 그 아이도 몇 년 만에 어렵게 낳은 아이라 또 하나 갖기를 원한다는 것은 욕심인 것 같이 생각했는데, 아이를 위해서라면 하는 생각에 그러면 네가 하나님께 동생을 원한다고 기도하라고 했다. 그것도 꼭 남자동생을 원했다. 몇 년을 매일 밤 침대 위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던 아이를 보며 아이의 믿음을 위해서도 동생을 주셨으면 생각했다. 오랫동안 기도한 그대로 9년 만에 남자 동생을 얻었다. 기도 응답으로 주신 동생을 친아들처럼 사랑하는 이 아들은 신실한 믿음의 아이로 성장했다.
결혼할 때가 된 아들은 어느 날 우리 부부에게 외국 여자와 결혼해도 허락할지를 물어왔다. 그래서 상대야 네가 결정해야겠지만 가능한 한국 여자면 좋겠다고 했더니, 어느 날 예쁘고 아주 착한 한국 아가씨를 데리고 왔다. 우리도 그 아이도 배우자를 위해 오래 기도했기에 하나님이 주신 짝으로 믿고 양팔을 벌려 환영했다.
엄마로서 결혼하는 아들 부부에게 꼭 일러줄 말이 있다. 모래알 같이 많은 사람 중에 두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부부라는 확신과 서로에게 헌신하기로 작정한 사실을 평생 기억하기를 바란다. 결혼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동화처럼 하얀 말을 타고 온 왕자가 만난 백설공주와의 해피엔딩 스토리가 아니다.
결혼은 서로가 불완전한 사람끼리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여야 하는 긴 인생여정이다. 때로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실망하거나 화가 날 때도 많이 있겠지만 상대방을 바꾸려 하지 말고 이해하도록 노력하며, 도움이 안 되는 부정적인 말, 상처가 되는 말은 되도록 하지 말기 바란다. 더 나아가 서로 예의를 지키며 좋은 점은 칭찬하고 “사랑한다 미안하다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말았으면 좋겠다.
아빠 친구가 병석에 있을 때 한 이야기이다. “배우자 없는, 특히 부인이 없는 사람은 아플 자격이 없다”라고. 힘들 때 가장 의지하고 도와주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배우자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아들은 결혼하면 사돈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는데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돌아가신 외할머니는 자식들이 돈을 드리거나 선물을 사드리는 것보다는 문밖에서 “어머니”라고 부르는 말처럼 반가운 것이 없다고 하셨다. 바쁜 생활이지만 가능하면 양쪽 가정 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기를 원한다.
마지막으로, 결혼생활을 이루어 가는 것은 우리 의지와 지혜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종종 상기하기를 바란다. 주님을 가정의 주인으로 모시고 함께 기도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덕을 끼치며 사랑을 나누어주는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박명자 /실버스프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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