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회관-개혁위 충돌하며 아수라장…건물구입 일단 무산
11월3일 이사회서 다시 논의키로
시카고 한인문화회관(회장 강영희)이 추진하고 있는 윌링 소재 후보 건물 구입이 일단 무산됐다.
지난 29일 그레이스교회 소예배실에서 열렸던 문화회관 보고회/설명회/공청회(이하 공청회)가 문화회관과 문화회관 개혁위원회측의 충돌 끝에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건물구입과 관련해 참석자들로부터 별다른 의견이나 동의를 얻지 못한 채 마무리 됐기 때문이다. 문화회관측은 당초 이날 공청회에서 후보 건물과 관련 세부적인 사항을 설명한 후 참석자들이 동의하면 내년 봄 210만달러에 구매의향서(Letter of Intent)를 제출할 계획이었다.
문화회관 손예숙 부회장의 환영사를 필두로 시작된 공청회는 심지로 수석부회장의 문화회관 연혁, 현황보고 및 건물운영계획, 최은주 상임이사의 문화회관 관련 2006년ㆍ2009년 설문지 결과 보고, 김진환 고문의 후보건물 설명, 공청회전 기부자들이 우편으로 물어온 사전 질문에 대한 답변, 공청회 참석자들이 참여하는 질의응답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기부자들의 사전 질문에 대한 답변 순서까지는 문화회관측에서 미리 준비한 사항을 보고, 설명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순조롭게 진행됐다.
다소 충돌을 빚을 것으로 예상됐던 ‘질의응답’ 순서조차도 별다른 문제없이 마무리 되는 것처럼 보였다. 질의응답 순서에선 최순봉 전 문인회장, 박우성 전 한인회 부이사장, 문화회관 개혁위원회측 인사인 구영자 전 문화회관 상임이사의 남편인 구행서씨, 개혁위 한연희 전 문화회관 상임이사 등이 ‘문화회관의 기금관리 현황’, 재단이사회 탄생 배경, ‘구행서씨가 건립 성금으로 기탁한 5천달러에 대한 기록 누락’, ‘정관개정 실행 여부’, ‘문화회관의 폐쇄성’, ‘문화회관내 감투가 너무 많다’, ‘봉사 보단 명예욕이 앞선다’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문화회관측에서도 각 질문자들의 답변에 성실히 대답하며 향후 문화회관 사업과 관련 잡음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그저 문화회관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고 만 밝힌 시카고 거주 김윤하씨가 질문을 하면서 야기됐다. 김씨는 “문화회관에서는 ‘겉으로는 단체가 폐쇄적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전 상임이사 2명(한연희, 구영자)은 왜 자체 투표를 통해 쫓아냈느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한 질문에 손예숙 부회장은 “그 2명의 이사들은 인터넷(이메일)을 통해 각 상임이사들을 대상, 개인적인 인신공격을 했다. 이사회가 열릴 때는 이사회에 사적인 감정을 개입, 이사회의 진행을 방해했다”고 답했다. 이에 개혁위의 한연희 전 문화회관 이사가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다. 방금 ‘이사들’이 인신공격을 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나도 포함되는 것이다. 내가 인신공격을 한 증거가 어디 있느냐. 증거를 대라. 문화회관 회장단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적은 있지만 문화회관 자체에 대해 반감을 가져본 적은 없다. 손예숙 부회장은 사과를 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손 부회장은 “사과할 수 없다. 한연희 전 이사는 나를 밀친 적이 있다”고 응수했고 한 전 이사는 “그것은 고의가 아니었다. 당신들(상임이사)은 1사람에게 4명이 달려들었지 않느냐”고 되받아치면서 장내 분위기가 과열되기 시작했다.
언쟁을 벌이고 이를 말리느라 당사자들과 문화회관 관계자, 참석자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공청회는 점점 시끄러워지고 어수선해 졌다. 이 과정에서 개혁위 구영자 전 이사는 “나는 내가 인신공격을 한 사람(상임이사)들이 누군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이 날 먼저 인신공격을 했기 때문에 내가 응수한 것뿐이다. 내가 인신공격을 한 사람들, 모두 이 자리에 나와라”고 외치기도 했다. 양측의 공방으로 공청회가 아수라장이 돼 버리자 참석자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결국 공청회는 흐지부지 끝나버리고 말았다.
공청회가 끝난 후 강영희 회장은 “공청회가 불미스럽게 끝났기 때문에 공청회를 다시 할 것인지, 건물 구입건을 계속 논의할 것인지 등 주요 사안을 11월 3일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다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혁위와는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웅진 기자
사진1: 문화회관 공청회 도중 개혁위측의 한연희 전 문화회관 이사(정면 서있는 이)가 손예숙 문화회관 부회장의 ‘인신공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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