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베트남 참전용사들 대다수가 한국정부의 부정적인 입장을 알고 뿔이 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미국에 계시는 월남참전 전우들 중 얼마나 많은 분들이 시민권을 갖고 있는지는 모르나(나도 미국 시민임) 우리가 고국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때는 나름대로 고민을 하며, 대한민국의 국적을 갖고 있는 것보다 미국국적을 취득하는 것이 나름대로 어떤 이득이 있기 때문에 미국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조국에서 젊었을 때 국가의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의로, 아니면 타의로 월남전에 참전한 것은 사실이다.
죽은 자도 있고, 부상당한 자도 있고, 고엽제 피해로 지금까지 고생하는 전우도 있고, 나같이 멀쩡히 별일 없이 잘 있는 자들도 많이 있다.
헌데 미국시민권을 부여받고 한국국적을 갖고 계시는 분들과 동일하게 혜택을 받겠다고 나는 요구하지 않는다.
미국 시민이 된 것으로도 벌써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고 있는데 어떻게 그들과 동일시하게 혜택을 요구하는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한국정부에서도 월남참전용사에게 어떠한 혜택을 주지 않고 있으면 우리가 힘을 합하여 항의할 수 있지만 이미 한국정부에서도 여러 각도로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혜택을 받건 안 받건 월남 참전용사이기는 마찬가지 아닐까?
특히 내년 봄에 미국국회의사당 앞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하는데 한국 전쟁 때 참전한 16개 우방국의 군인들이 한국정부에 어떠한 혜택을 요구한 것을 들어보지 못했다.
특히 월남전에 참전한 우방들 역시 미국을 위한 전쟁이었다고 하지만 미국에 어떠한 혜택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
우리가 월남에서 돌아와서 처음 경부고속도로를 고속버스 타고 서울로 갈 때도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이 월남에서 우리가 받은 전쟁수당을 이용하여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에 고속버스를 탔다.
그 당시 우리는 무엇을 바라고 군에 간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에 태어난 이유로 우리는 군대 가고, 월남도 가고, 지금은 이라크도 가고 파키스탄도 가고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그래도 그 당시 ‘갑종판결’을 받고 군에 입대한 건장했던 청년들이었다. 먼 훗날 무엇을 바라고 군에 입대한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고엽제로 고생하는 전우들, 그리고 부상당한 전우들에게는 좀 더 많은 혜택과 보상이 뒤따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지만, 미국시민권을 취득한 입장에서 모든 혜택을 한국국적을 갖고 있는 다른 전우들과 같이 원하면 우리는 우선 욕심이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여러 단체의 월남참전 전우회가 있는 것도 현실이기는 하지만 ‘미주베트남 참전유공전우총연합회’가 월남참전 전우들 전부를 대변하는 단체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몇몇의 전우들이 의기투합하여 일을 하는 것은 좋으나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보상도 아니고, 혜택도 아니고 좁은 워싱턴 바닥에서 그리 많지 않은 월남 전우들의 우정을 다져야 하는 것이 먼저 일인 것 같다.
마음이 하나가 되면 어떤 일인들 못하겠는가? 전쟁터에서 살아온 우리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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