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으로 끝내도 될 문인세계의 금기(?)를 외면하면서까지, ‘그리운 풍금소리’ 출판기념회를 두 번씩이나 열어야 했던 무례는 필자의 평신도인생 쓴 소리 칼럼 애독자들이 꽤나 있을 거란 판단 때문이었고 그 예측은 신통하게도 들어맞았다.
하지만 무엇이 시샘이라도 하듯 천고마비의 가을 날씨답지 않게 비가 내리거나 우중충한 일기로 인해 ‘안 모이면 어쩌나’ 내심 초조하고 불안했지만 다행히 그런 걱정은 기우에 그치고 말았다. 교회건, 식당이건, 넘치도록 들어찬 것을 보며 속으로 “감사하다”는 말 얼마나 되뇌었는지. 짐작은 했지만 설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올 줄은, 다들 놀랐다.
아마도 이민 35년차, 이 지역에서만도 33년간을 살아오면서 다양한 계층의 인사들과 격의 없는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온 오랜 세월의 결실이 아니었을까, 스스로 내린 건방진 해석이다. 항상 빈털터리 가난한 삶을 무슨 트레이드마크처럼 달고 살아왔지만 누가 뭐래도 끈끈한 인심만큼은 확실하게 다져왔다는 자부심 같은 거 말이다.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게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것”이라는 당시 조선의 상권을 좌지우지 하던 두 거상(巨商)중 하나인 만상(萬商)도방, 정 국주가 장사꾼이 되 보겠다는 젊은 임상옥에게 일러준 좌우명이다. 결국 돈이라면 온갖 수단방법을 마다 않던 송상(宋商)은 패망하고, 사람을 위한 일이라면 물질의 손해는 물론 자기 목숨까지도 내 주었던 만상의 임상옥은 돈과 사람, 둘을 한꺼번에 얻으면서 당대 조선 제일의 거부로 우뚝 서게 되는 인기 드라마 상도(商道)를 보며, 장사든, 행사든, 사람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우치게 된다.
단체사진 하나 찍자는 어느 기자의 주문에 ‘이 많은 사람들을 줄 세우기가’해서 보기 좋은 선전용(?)그림 한 장 못 남겼지만 애시 당초 그런 거 신경 안 쓸 작정으로, 이미 꽃도 사양했고 플래카드조차 내 걸지 않았는데 무슨 미련이 더 있겠는가.
그러나 하나 염려는 있다. ‘그리운 풍금소리’를 읽고 지금 우리 교회의 무엇이 잘못 되었는가를 교인들은 의문을 가지는데, 오히려 담임목사 자신은 책의 내용을 몰라서 그 때문에 야기 되는 예측 못할 후유증이다.
어쨌거나 이번행사를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특히 이 책을 읽으시다가 크게 놀라신 분들께 는 거듭 사죄의 말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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