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한인은행장에 듣는다 - 태평양은행 장정찬 행장
태평양은행은 한인은행 중 최단기간인 설립 4년만에 자산 5억달러를 달성하고 설립 이후 매년 순익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03년 설립 이후 초고속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설립 후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자산도 소폭 감소하는 등 미 금융업계를 강타한 경기침체를 비껴갈 수 없었다. 장정찬 행장은 지난해의 일시적인 숨고르기가 대형 은행으로 발돋움하려는 태평양은행에는 소중한 경험과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2010년이 자산 10억달러를 넘어 대형은행으로 발돋움하는, 제2의 도약을 다지는 중요한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반기 외부투자 유치… 자산 10억달러 돌파
서민 대출 늘리고 텔레뱅킹 등 IT분야 강화
■ 신생 한인은행의 롤모델
“저희는 아직 어리고 배고픕니다. 태평양은행의 황금기는 아직 시작하지도 않았습니다.”
지난 2003년 9월18일 LA 한인타운 윌셔가에 첫 지점을 열며 영업을 시작한 태평양은행은 2000년대 들어 출범한 한인 신생은행 중 가장 성공한 ‘신생은행 성장 교과서’로 손꼽힌다.
설립 5년간 연평균 6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단숨에 자산 5억3,300만달러, 예금고 4억7,300만달러, 대출 5억달러, 자본금 5,656만달러를 확보하고 7개 지점에 직원 103명을 갖춘 중견은행으로 성장했다.
장정찬 행장은 태평양은행이 설립 첫 5, 6년 동안은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조직이나 서비스가 따라주지 못했던 측면도 없지 않았다며 지난해의 어려운 경영환경이 오히려 조직 강화와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지적했다.
장 행장은 그러나 “지난 1년간의 휴식은 충분하며 올해는 한층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다시 고성장을 이루는 기반을 다지는 해로 삼겠다”며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이같은 맥락에서 장 행장은 올해 경영의 가장 중요한 목표로 영업실적 흑자전환을 꼽았다.
영업실적 흑자전환 목표 달성을 위해 장정찬 행장은 ▲증자를 통한 자본금 확대 ▲소비자 금융상품 확산을 통한 수익성 회복 ▲지속적인 여신관리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직원 전문성 강화와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했다.
■ 2010년 대규모 자본증자 성사
태평양은행은 지난해 이사진을 중심으로 500여만달러를 증자했고 BIS 자기자본 비율(토털리스크)이 감독국이 요구하는 10%를 상회하는 12%가 넘지만 자본건전성은 은행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판단아래 올해 외부 투자그룹과 함께 대대적인 투자유치를 통한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장정찬 행장은 “아직은 발표할 단계가 아니지만 은행의 자본비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은 물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기회와 영업망 확장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외부투자 유치를 협상 중에 있다”며 “올 상반기 중에는 좋은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정찬 행장은 태평양은행이 올해 주택 모기지, SBA 론, 자동차 론과 비즈니스 대출 등 소비자 금융 부문에 대한 대출을 대폭 늘려 한인사회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본을 공급하면서 은행의 수익성 향상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인터넷과 IT, 텔레뱅킹 부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해 IT 첨단은행의 명성을 지켜나갈 계획이다.
대다수 한인은행들이 전체 대출의 70% 이상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 치중해 있는 것과 달리 태평양은행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전체 대출의 절반이고 나머지는 개인과 기업 등 소비자 대출이 절반을 차지하면서 한인은행 중 가장 균형 있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한인 중소기업과 개인이 정작 필요하지만 대다수의 한인은행들이 제공하고 있지 않는 주택 모기지 대출과 자동차 대출 등을 제공하는 서민 친화적 은행이다.
■ 직원교육 강화와 인프라 구축에 최우선
직원 전문성 강화와 은행 인프라 구축 강화 등도 장 행장이 올해 역점을 두는 분야이다.
장정찬 행장은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이 직원이 100명에 불과한 태평양은행은 전 직원의 정예화와 전문화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라며 “태평양은행은 고속성장의 일등 공신이 직원이라는 것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으며 이번 금융위기 속에서도 한 명의 직원도 감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와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는 것도 태평양은행의 ‘사람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는 장정찬 행장의 경영철학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월급을 잘 받고 행복한 직원이 생산성도 높아 충분히 월급 값을 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 2003년 은행 설립과 함께 초대행장으로 태평양호 선장으로 7년째를 맞고 있는 장정찬 행장은 “향후 금융시장에서는 규모의 경쟁력이 더욱 중요하고 은행이 큰 만큼 큰 고객도 확보할 수 있다”며 “태평양은행이 자산 10억달러를 넘어 20억달러, 30억달러 규모의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토양을 다지고 싶다”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장정찬 태평양은행장은 2010년이 자산 10억달러를 넘어 대형 은행으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다지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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