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대전 때 헤럴드 러셀이라는 청년이 공수부대원으로 전투에 참가했다가 폭탄에 맞아 양쪽 두 팔을 잃었다. 졸지에 두 팔을 잃고 장애인이 된 그는 늘 낙심하며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하나님 이제 저는 글도 못쓰고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의 미세한 음성이 들렸다. “그래도 네가 잃은 것보다 남아 있는 신체가 많지 않느냐?” 러셀은 가만히 생각하니 자기에게는 생명이 있고 두 눈, 두 다리, 두 귀가 있음을 자각하게 됐다.
이 일화는 무엇을 말하는가. 정말 잃은 것보다 더 가진 것이 많다는 것을 모르고 사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누구나 보이지 않게 떨칠 수 없는 한(恨)과 콤플렉스가 있다. 그런데 그 문제를 자신도 싫어하고 수치로 생각한다.
사실 인간에게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강한 면과 약한 면이 합쳐서 형성된 것이다.
못난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옛 말이 있다. 그래서 인간의 아름다움은 외형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마음가짐이다.
우리의 인생길에는 반드시 어두운 밤이 존재한다. 숱한 역경, 가난과 무지, 좌절, 사별 등...
그래서 어둠의 별을 보지 않으면 새벽을 볼 수 없다.
사랑과 희생의 대명사인 고 김수환 추기경에게 어느 기자가 물었다. “사람이 고통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요?”
“몸은 자라도 마음은 자라지 않는 식물인간입니다”라고 추기경이 대답했다.
역경과 고통은 영혼을 성숙하게 한다. 그래서 그 고통을 감수하면 그 속에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의 씨앗이 들어있다. 대나무가 휘어지지 않고 똑바로 지탱하는 것은 줄기의 중간 중간을 끊어주는 시련이라는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호머 시인과 밀톤 시인도 시각장애자였다.
성경 고린도후서 12장9절에는 ‘내 능력이 약한데서 완전해진다’고 가르친다.
우리 인생은 모래시계다. 시간이 가는 대로 끊임없이 빠져가는 모래알을 느끼지 못하고 떠나가는 것이 인생인 것 같다.
아직 잔설(殘雪)이 남아있는 창밖의 나목(裸木)을 바라본다. 나목에게 겨울바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저주도 원망도 할 수 없는 것이 하늘의 섭리이다. 때로 인간이 삶의 무게를 견디기 힘들 정도의 시련도 하늘이 주는 사랑의 채찍이 아닌가.
희망은 크고 고상할수록 본인과 남을 위한 행복의 에너지인 것 같다. 밴쿠버 겨울 올림픽에서 보여준 피겨 퀸 김연아,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등 젊은이들의 눈부신 맹활약, 한국 빙속의 약진은 감동 그 자체다.
그들은 본인의 삶에 대한 숱한 장애와 역경 속에서도 놀라운 긍정의 힘을 바탕으로 빛나는 우승을 일궈냈다.
척박한 이민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인생을 가르쳐 주었다.
이제 서서히 봄이 다가온다. 희망의 새봄을 맞으며 시편 기자의 고백처럼 ‘내 잔이 넘치나이다’를 읊조리며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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